/미디어오늘 공개 녹취록 캡쳐

(서울=포커스데일리) 이현석 기자 =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차남 방정오 TV조선 대표이사 전무 가족을 수행하던 운전기사가 지난달 26일 해고됐다. 

앞서 지난 16일 MBC '뉴스데스크'를 통해 방정오 전무 사택기사로 일했던 김모씨(57)의 사례가 보도되자 여론은 뜨거웠다.

김씨는 방정오 전무 가족을 수행하던 운전기사로 김씨가 겪었던 이른바 '로열패밀리'의 갑질은 충격적이었다.

이런 가운데 21일 미디어오늘이 당시 운전기사였던 김씨와 방 전무의 초등학교 3학년 생 딸이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김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공개된 대화 녹취록은 김씨가 방 전무 딸을 태우고 학교와 학원, 집 등을 오가며 차 안에서 벌어진 대화였음이 확인됐다.

녹취록에 따르면 방 전무의 초등학생 딸은 50대 후반 운전기사인 김씨에게 "내가 오늘은 엄마한테 진짜 얘기를 해야겠어, 얘기해서 아저씨 잘릴 수도 있게 만들 거야", "아저씨는 해고야. 진짜 미쳤나 봐" 등의 말이 이어졌다.

보도에 따르면 운전기사에게 도저히 초등학생이 그랬다고는 믿기지 않은 폭언과 인격 모욕은 이동하는 중에 운전기사와 단둘이 있는 상황에서 수시로 일어났다고 한다. 

/미디어오늘 공개 녹취록 캡쳐

확인된 녹취록은 "아저씨 부모님이 아저씨를 잘못 가르쳤다", "나 아저씨 보기 싫어 진짜로. 아저씨 죽으면 좋겠어. 그게 내 소원이야." 등과 심지어 "돈 벌 거면 똑바로 벌어" 등 차마 초등생이 한 말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김씨는 지난달 24일 방정오 전무가 등기이사로 있는 디지틀조선일보 인사기획팀장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김씨는 심한 폭언과 함께 운전 중 핸들을 꺾는 등 아이의 위험한 행동이 계속되자 몇 차례 녹음했던 파일 하나를 방 전무의 측근에게 전했다고 한다.

김씨에 따르면 다음날 방씨의 부인 이씨가 딸과 뒷자리에 탄 상태에서 딸을 다그치듯 사과하도록 했고, 김씨도 서러움이 복받쳐 울면서 '나도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씨는 "집에 돌아온 후 이씨의 태도는 돌변했다"며 "주차장에 대기하던 나를 불러 녹음파일을 지우고 운전 중 과실로 파손된 차를 고치라고 윽박질렀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나는 사모(이씨)가 따듯한 말이라도 해줄지 알았는데 '차 놓고 집에 가세요'라는 말에 집으로 돌아오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고 원통해 했다.

한편 디지틀조선일보 측은 김씨가 사고 처리나 차량 관리에 미숙했고 수행하는 방 전무 가족과 관계가 원만하지 않아 시용기간 3개월 내에 근무 종료를 통보했다고 해명했다.

방 전무 측은 MBC가 방송 리포트를 통해 딸의 음성을 공개한 점도 "공인도 아닌 미성년자 아이의 부모가 원하지 않는데도 목소리를 공개해 괴물로 몰아가는 것은 너무 지나친 보도라고 생각한다"며 "사생활 침해 등 법적인 대응도 검토 중"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석 기자  nkc1@ifocus.kr

<저작권자 © 포커스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