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는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금속노조 포스코지회가 출범했다고 밝혔다.<사진제공=추혜선 의원실>

(서울=포커스데일리) 이현석 기자 = 포스코에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노동조합이 출범했다.

금속노조는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속노조 포스코지회가 출범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기자회견에서 "포스코지회는 회사를 바꿔야 한다는 구성원들의 공감대가 아래로부터 올라와 만든 자주적인 노동조합"이라며 "포스코를 바꾸는 힘은 우리 내부의 단결만으로 부족하다. 제철산업, 나아가 전체 금속노동자의 연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포스코에 민주노조가 들어서자 사측의 방해공작 또한 여러 방향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사측의 움직임은 직원들의 제보 형태로 지회에 속속 접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스코 노조는 앞서 지난 1일 '포스코의 새로운 노동조합 준비위원회'란 이름의 모임이 만들어졌다.

준비위 측은 단톡방을 만들고 직원들을 규합 중이며 노조 설립을 주도하는 이들은 '국민기업 포스코의 새로운 노동조합 설립 선언문'이라는 글을 돌리며 크게 5가지 사항을 요구 조건으로 내걸었다.

노동 3권 보장과 노조탄압 중단, 평등과 존중의 노사문화 정립, 노조활동 직원들의 명예회복, 지난 정권에서의 적폐경영 진상 조사, 임금협상에서 노동자 측 요구사항 적극 수용 등이 주 요구조건이다.

준비위원회 측은 "포스코는 노동자가 주체가 돼 기업윤리를 바로 세우고 투명하고 공정한 기업문화를 실현해 노동자로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평등한 기업문화를 이뤄야 한다."며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시대정신에 따라 노사 공동 이익에 기반한 앞으로의 50년을 준비하는 포스코의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포스코 노조는 지난 1987년 민주화 이후 조직됐다. 한때 조합원이 1만 명을 넘기도 했다. 

하지만 노조 간부가 금품을 받은 사건이 발생하는 등 도덕성 논란을 빚은 뒤 조합원들이 대거 탈퇴해 현재 조합원은 10여 명에 불과하다. 

사실상 무노조 경영을 해온 포스코 경영진으로선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현재 포스코의 임금·단체 협상 등 노사 협의에서 근로자 쪽 교섭권은 1997년 출범한 '노경협의회'가 갖고 있다. 직장협의회에 가까운 노경협의회는 노조라고 볼 수 없다.

그동안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은 비노조 대형사업장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포스코의 노조 설립을 독려해왔다. 

지난 6월에는 한국노총이 제철소가 있는 포항에서 조직화운동을 벌이기도 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노총도 이날 여의도 한국노총 회의실에서 '포스코 노동조합 재건 추진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와 한국노총이 재건할 노조의 복수노조 체제가 될 전망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선의의 경쟁자로 최선을 다해 포스코 노동자들의 권익을 잘 대변하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산별노조인 금속노조 산하 포스코지회와는 달리, 한국노총은 기존 노조를 단위노조로 재건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산별노조 산하 지회의 교섭권은 산별노조가 갖고 이를 지회에 위임할 수 있지만, 단위노조는 독자적으로 교섭권을 행사한다.

이현석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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