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22일 문재인 대통령 개헌안 발의에 앞서 개헌안을 설명하고 있다./청와대

(서울=포커스데일리) 청와대가 22일 문재인 대통령 개헌안 발의에 앞서 세 차례에 걸친 헌법개정안 발표를 마쳤다. 

해외순방 중인 문 대통령이 오는 26일 개헌안을 발의하면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가게 된다. 개헌안을 둘러싼 여야간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이날 청와대 한병도 정무수석은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정당 지도부에 개헌안 보고와 함께 전문을 전달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를 찾은 한병도 정무수석의 예방을 거부했다. 김 원내대표는 "대통령 개헌안 발의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실종시키는 아주 위험한 행위"라고 거부 이유를 밝혔다.

개헌안은 법제처의 심사를 거친 뒤, 이낙연 국무총리가 26일 임시국무회의를 주재해 개헌안을 의결하고 문 대통령이 당일 전자결제하면 국회로 넘어오게 된다.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 후 국회 심의기간 60일(개헌안 공고 20일 포함)에 국회 의결 후 공고 기간 18일을 더하면 국회에서 필요한 물리적 시간은 78일이다.

오는 26일까지 개헌안을 발의하고, 5월25일까지 국회가 의결을 마쳐야 6월13일 지방선거에서 개헌안 국민투표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다만 문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한다고 해서 국회가 주도하는 개헌안 마련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청와대가 국회 합의안 마련시 대통령 안을 철회하겠다고 한 만큼 5월 3일이나 4일까지 국회 합의안을 만들면 해당 안으로 국민투표 절차를 진행할 수도 있다.

선행해야할 문제도 남아 있다. 개헌안 국민투표를 위해서는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을 받은 국민투표법을 개정해야 한다. 

이와 관련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4월27일까지 국회에서 이미 위헌이 된 국민투표법을 개정하지 않게 되면 국회에서 이걸(개헌안) 통과하더라도 국민투표를 할 수 없게 된다"며 "국회가 개헌안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취할지 데드라인은 4월27일"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26일 대통령 개헌안을 발의하더라도 오는 5월 초까지 국회 개헌안이 합의만 된다면 대통령 개헌안을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진성준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은 이날 대통령 개헌안 브리핑에서 "오는 26일 대통령 개헌안이 발의되어도 5월 초까지는 국회에 시간이 있다"며 "이때 여야가 합의해서 개헌안을 마련해주실 것을 다시 한 번 당부드리고 촉구한다"고 말했다.

진 비서관은 "이런 시간에도 논의가 전혀 안 되면 국회만 바라보고 있을 수 없다"며 "국회 설득을 위해 대통령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 개헌안이 발의되면 대통령 국회연설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대통령이 각 정당 지도부를 만나거나 초청하고, 국회 헌법개정특위나 정개특위 위원들과 만나 설득하는 일정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래저래 개헌안은 여야간 국회에서의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에서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여론 추이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지난 21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60% 정도가 대통령 개헌안 발의에 찬성했다. '야당에 개헌 무산의 책임을 지우려는 정략적 시도이므로 반대한다'는 응답은 28.7%로 집계됐으며 '잘 모름'이라는 답변은 11.7%로 나타났다.

당리당략을 떠나 개헌에 대한 국민의 뜻을 헤아리는 여·야 정치권의 진지한 고민과 합리적 합의가 무엇보다 기대되는 대목이다.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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