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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데일리)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오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겠다는 의원들에게 경고성 메시지를 던졌다. 경북지사 출마를 선언한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철우 의원(경북 김천)은 경북지사 출마를 선언하며 의원직에서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득권을 버리고 당내 경선에 임한다는 취지다. 29일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다음달 6일 국회에 사퇴서를 제출한 뒤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7일 국회 본회의 표결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의 입장에선 속이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 부산 엘시티(LCT) 비리 사건에 연루돼 징역 6년을 선고받은 배덕광 의원에 이어 소속 의원이 이탈하는 셈. 경북지사에는 김광림(경북 안동), 박명재(경북 포항남·울릉) 의원 등도 출마를 선언했는데, 공천 결과에 따라 재·보선 지역이 늘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다른 의원들의 줄사퇴로 이어지게 될 경우, 보궐선거가 늘어나게 돼 당력이 분산되는 결과를 낳게 될 수 있다. 광역단체장 6곳을 얻지 못할 경우 사퇴하겠다고 할 만큼 광역단체장 선거에 '올인'하고 있는 홍 대표로선 탐탁찮을 수밖에 없다. 

홍 대표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광역단체장 출마를 위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겠다는 분이 있다. 극구 만류해도 고집을 부리고 있어서 공개적으로 한 마디 한다"며 "후보가 되기 전에 사퇴하겠다는 것은 예비후보 등록을 하기 위해서라고 보여지는데 그러면 같이 출마한 다른 국회의원들도 사퇴를 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보궐선거 러시(Rush)가 온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국회의원들이 사퇴를 하지 않으면 그 분들은 마치 결연한 의지가 없는 것으로 비쳐질 뿐만 아니라 예비후보 등록도 못하게 되기 때문에 무기 대응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불공정 경선이 된다"고 했다. 

그는 "결연한 의지는 높이 사지만 당을 위해 자중하라. 안그래도 어려운 당인데 후보들마저 당 방침을 따르지 않는다면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라"고 일갈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사실상 '양다리'를 걸치라는 주장과 다르지 않다. 국회의원에게 유리하게 제정된 현 공직선거법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상 후보자가 되려고 하는 공무원은 선거일 90일 전에 직에서 물러나야 하지만, 국회의원의 경우엔 30일 전에만 물러나도 된다. 

'공천'이 보통 선거일 1~2개월 전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국회의원은 공천 결과를 본 뒤 그에 따라 사퇴를 결정하면 된다. 이번 지선에서 광역단체장에 출마하려는 기초단체장들은 이같은 '혜택'을 누리지 못한 채 사퇴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철우 의원이 "양다리 걸치는 식의 어정쩡한 정치는 하지 않는다는 게 정치신조"라고 말한 까닭이다. 

홍 대표의 이같은 경고에서 지난 대선 당시 경남지사 꼼수 사퇴가 데자뷰 된다. 당시 홍 대표는 공직자 사퇴시한을 3분 남긴 4월 9일 밤 11시57분 경남지사직에서 물러났다. 이 때문에 보궐선거가 실시되지 않았다. 

당시 "홍 지사와 자유한국당이 도정을 절대 놓지 않으려는 술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또 "대선과 함께 도지사 보궐선거를 치를 경우 승산이 없기 때문"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법의 허점을 이용한 '꼼수'였던 셈이다. '목적'을 위해 명분을 버리는 그의 태도는 대선 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어보인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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