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기념재단

(서울=포커스데일리) MB를 향한 검찰의 수사 중 가장 속도를 올리고 있는 부분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의혹이다. 

MB의 부인, 김윤옥 여사에게 특활비 1억여원을 전달했다고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언론에 직접 밝혔고, MB의 둘째형 이상득 전 의원도 원세훈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1억여원의 청탁성 특활비를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국정원 특활비 수수와 별개로, 다스의 실소유주 규명을 위해 MB의 큰형 이상은 다스 회장의 아들 이동형씨에 대한 조사도 임박해 있다. 

④'입 연' 김희중 "김윤옥에 1억여원 전달…명품구입은 몰라"

MB가 초선 의원이던 시절부터 그를 보좌했던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은 지난 19일 처음으로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한국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과 제가 국정원 특활비 통로였다"라고 밝혔다. 

김 전 실장은 김 여사에게 국정원 특활비를 전달한 사실을 인정했다. 2011년 MB 내외는 미국을 국빈 방문했는데, 김 전 실장이 국빈 방문 전 국정원 특활비 1억여원을 받아 김윤옥 여사를 보좌하던 행정관에게 줬다는 내용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김 전 실장과 친한 지인으로부터 들은 내용이라며 이같은 의혹을 폭로했다. 덧붙여 김 여사가 이 특활비 중 3000만~4000만원을 명품 구입에 썼다고 주장했다. 다만 몇 가지 다른 부분이 있다. 

먼저 명품 구입과 관련된 부분이다. 박 수석부대표는 "(김 여사에게 전달된) 1억원 중에서 3000~4000만원 정도가 2011년 영부인의 미국 방문 시에 행정관에게서 돈을 줘서 명품을 사는데 쓰였다, 이렇게 진술한 걸로 확인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전 실장은 인터뷰에서 "전혀 모르는 이야기다. 검찰이 물어본 적도 없다. 수사에서 진실이 밝혀지지 않겠나"라고 답변했다.

두 번째는 국정원 특활비를 전달받은 김 여사 측 직원과 '환전' 관련된 부분이다. 박 수석부대표는 "자신(김 전 실장)이 특활비 1억원을 지시에 의해서 받았고, 그것을 달러로 환전해서 김윤옥 여사를 보좌하던 제2부속실장에게 줬고, 그 돈이 김윤옥 여사의 명품구입 등에 쓰였다"고 했다. 

그러나 김 전 실장은 "1억원 상당을 애초에 미화로 받아 그대로 전달했다"며 환전을 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또 "항간에 보도된 것처럼 제가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에게 받은 돈을 강현희 제2부속실장에게 줬다는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 이름을 밝힐 수 없지만 여성 행정관에게 줬다"고 진술했다. 

사실 관계에 다소 차이는 있지만, 김윤옥 여사 측에 1억원 상당의 돈을 전달했다는 진술은 확실한 셈이다. 

⑤'만사형통' 이상득, 원세훈으로부터 1억여원 수수 혐의

국정원 특활비는 김윤옥 여사 뿐 아니라 MB의 둘째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도 전달됐다는 의혹이 나온다. 이상득 전 의원은 MB정부 당시 '만사형통(萬事兄通)'으로 불리던 실세 중의 실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오는 24일 오전 10시 이상득 전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 이 전 의원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청탁성으로 불법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2011년 당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국정원 요원들이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이 묵고 있는 호텔에 잠입, 노트북을 뒤지다 발각된 일로 곤욕을 치르고 있었다. 원 전 원장 문책론도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이 이를 무마하기 위해 실세 중의 실세인 이상득 전 의원에게 불법자금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22일 국정원 관계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국정원의 자금 흐름이 이상득 전 의원에게 이어진 사실을 확인하고 그의 거주지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와 관련, 당시 청와대가 돈 전달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에서 자신의 측근들에게 "원 전 원장이 국정원장직 유지를 위해 (이 전 의원에게) 특활비를 줬다고 하던데 말이 안된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와는 별개로 MB의 큰형 이상은 다스 회장의 아들 이동형씨도 오는 24일 소환된다. 서울동부지검 다스 수사팀(팀장 문찬석 차장검사)은 이 전 대통령의 조카이자 다스의 협력업체 IM(아이엠) 대표이사를 맡았던 이동형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다고 밝혔다. 

앞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스(DAS)로 흘러들어간 리베이트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됐다는 주장을 담은 녹취록을 공개했다. 박 의원은 21일 "이동형(MB 친형 이상은 아들)은 사촌형 김모씨의 고철사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6억3000만원이나 받았다"며 "10년 가까이 거래를 해오다 2016년 3월 다스가 갑자기 거래업체를 바꾸자, 김모씨가 돈을 돌려 달라고 했는데 이동형은 '이상득, 이명박에게 줬다'며 거절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녹취록에선 B로 표시된 인물이 "이동형한테 돈 준게 있어. 이동형 월 3000만원씩 들어갔다고. 그걸 달라는 것인데, 지금 오리발을 내미는 거지. 이상득이, 이명박이 줬다 이 XX하는 거야"라고 말한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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