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3년 8월29일 .<사진=조선닷컴 갈무리>

<사진=TV조선화면 갈무리>

(서울=포커스데일리) 지난 2013년 8월 29일, <조선일보>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던 북한의 현송월이 15일 남북회담이 열린 판문점에 등장했다.

당시 조선일보는 베이징 특파원이 이른바 중국 내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의 은하수관현악단 소속 예술인 10여 명이 음란물을 찍어 총살됐다는 기사를 단독 보도했다.

같은 날 <TV조선>에도 보도된 이 내용은 "현송월이 음란물 취급 혐의로 지난 20일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대북소식통은 현송월이 지난 17일 체포돼 3일 만에 공개 총살됐다고 전했다"고 구체적인 날짜까지도 밝혔다.

TV조선은 보도 첫 문장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옛 애인으로 알려진 가수 현송월"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북한 은하수 악단은 김정은 제1비서의 부인, 리설주가 활동하던 곳"이라며 "이번 사건에 리설주의 개입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 가운데 은하수, 왕재산 악단은 해체됐다"라고 전했다.

당시 이 보도는 일파만파를 일으키며 국내 언론들이 서둘러 인용보도하기에 분주했다.

대북 소식통→보수 언론→국내 언론→일부 외신→다시 '국내 언론'이란 기사 유통 경로(?)에 따라 보도된 이른바 '대북 소식통'이라는 것에 대한 실체가 불분명함을 단적으로 보여준 오보임이 확인됐다.

당시 <문화일보>는 "10일 여권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옛 연인으로 알려졌던 가수 현송월을 포함한 북한 예술인 10여 명이 지난 8월 기관총으로 공개 처형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명시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렇게 한국의 보수 언론들과 국정원에 의해서 완벽하게 '죽은(?) 현송월'이 지난 2014년 5월 16일 멀쩡히 북한에 나타났다. 평양에서 열린 '제9차 예술인대회'에서 모란봉악단 단장 자격으로 단상에서 발표까지 한 것.

'현송월 처형'을 보도했던 <조선일보>나 <문화일보> 등 보수 언론들은 당시 애써 '현송월 생존'에 관한 기사를 외면했다.

2018년 1월15일자 조선닷컴 현송월 관련 기사.<사진=조선닷컴 갈무리>

남북대화가 열려 현송월이 생존해 있음이 확인된 15일, 조선일보 온라인판 <조선닷컴>은 "현송월 '악어가죽백' 2500만원짜리 에르메스 제품...국내서도 주문 가능", "현송월의 '협상 패션' 전략, 앳되지만 카리스마?" 등 현송월의 패션 관련기사를 내보냈다.

심지어  "'북한판 걸그룹' 이끄는 현송월, 엷은 미소에 강렬한 눈빛 눈웃음"이라는 표정까지 묘사해가며 현송월 관련 기사를 양산해내고 있다.

이에 비하면 문화일보는 조선일보에 비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로 현송월 관련 기사를 내보내고 있는 편.

<사진=트위터 갈무리>

트위터 등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적어도 조선일보는 공개적으로 사과해야(tgs***)', '삼류소설을 뉴스로 위장(esta**)', '현송월이 판문점에서 부활했다고 조선일보가 단독보도 하려나(myid**) 등 오보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 조선일보를 꼬집고 있어 씁쓸함을 더하고 있다.

포털 다음에서는 '현송월'을 검색하면 '조선일보 현송월'이 연관 검색어로도 등장하고 있다.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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