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국방연구원 분단70년 특별세미나 '21세기 전략 환경 변화와 국방 패러다임 전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15.7.15/뉴스1

(서울=포커스데일리) 이명박 정부 당시 국방부 장관을 지냈던 김태영 전 장관이 지난 7일 아랍에미리트(UAE)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간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UAE 방문을 놓고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지난 정부 관계자가 설명을 한 것은 처음이다. 

김 전 장관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UAE 유사시 한국군이 자동 개입한다는 조항에 대해 "그렇게 약속했다"면서도 "실제론 국회의 비준이 없으면 군사개입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지난 2009년 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사업 수주 당시 UAE 측은 원전과 군사협약을 패키지딜로 제시했다. 김 전 장관은 "UAE 측은 한국이 UAE의 안보를 위해 무엇에 기여할 수 있는지 물었다"며 "UAE는 돈이 많고 땅도 넓지만 인구가 600만명 정도 밖에 안 돼 안보에 늘 불안감이 있다. 그래서 외국 군대를 자국에 주둔시키고 싶어 한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UAE에 군사적인 어려움이 있을 때 한국군이 UAE에 와주는것"이 UAE의 요구조건이었다고 하면서 "평소엔 UAE군의 훈련을 돕거나 무기를 관리하는 역할 등이었다. UAE의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왕세제가 한국 특전사 부대의 시범을 보고 반해서 파병을 요청한 것도 있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우리가 계산했을 때 서로 국익에 이득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협약을 체결했다"며 "UAE는 오랜 기간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나라다. 위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적고 만약 발생해도 북한과의 관계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현재 UAE엔 아크부대가 파병돼 있다. 

김 전 장관은 한국군 자동개입 조항은 국회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는 지적에 "이렇게 생각하자. UAE와는 형제처럼 가까운 나라가 되기로 한 거다. 그런 차원에서 UAE에 어려움이 생기면 돕기로 약속했다"며 "그렇다고 만일 UAE에 한국군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국회의 동의 없이는 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국회의 비준을 놓고 많이 고민했다. 제일 큰 문제는 국회에 가져갔다가 문제가 생기면 그동아 공들인 게 다 무너지는 거다"라며 "그래서 내가 책임을 지고 (국회 비준이 필요없는) 협약으로 하자고 했다. 실제 문제가 일어나면 그 때 국회 비준을 받으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지금 시각에선 문제로 보일 수 있지만 2009년엔 국익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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