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니세프 고위 간부가 여직원 성희롱 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사진=한국유니세프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포커스데일리) 한국 유니세프 고위 간부가 여직원 성희롱 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20일 한겨레는 아동 구호 기구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고위 간부가 상습 성희롱을 한 정황이 공개됐지만 기관 쪽으로부터 '면죄부'를 받고, 오히려 문제제기를 한 내부 고발자가 해고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성희롱 논란이 제기된 것은 이 단체 고위 간부 A씨가 여성 직원들에게 수차례 성적인 수치심이나 모욕감을 느낄 만한 발언을 했다고 B팀장이 신고하면서부터 불거졌다.

이에 지난 1월 내부 조사위원회가 구성돼 피해자 B씨는 조사위에 "A씨가 나에게 '영어 하는 게 동두천 미군 접대부 같다', '허리가 가늘어서 애나 낳겠느냐' 등의 발언을 했다"며 "이 때문에 충격을 받아 무급휴직을 해야 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조사위는 A씨가 B씨 외 다른 여직원에게도 성희롱에 가까운 발언을 일삼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직원은 "A씨가 '보통 비서는 아침에 굿모닝 하지만 좋은 비서는 침대에서 굿모닝 한다'는 말을 했다"고 조사위에 진술서를 냈다는 것.

하지만 조사위는 지난 9월 "직접 피해자 B씨가 아닌 C팀장이 신고를 했고, 사건 발생 직후 피해자 반응에서 특이사항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A씨의 성희롱이 사실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조사위는 오히려 피해 여직원을 도운 C팀장에 대해 "주관적 판단에 근거해 상황을 확대해 직원들 간의 불화와 불신 증폭의 요인이 됐다"고 지적했다는 것이다.

여기서부터 문제는 더 불거지기 시작해 보인다. 한국 유니세프 내부에선 '납득할 수 없는 조처"라는 반응들이 잇따라 나온다. 

A씨로부터 성희롱 혹은 성차별적 발언을 들었다는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고 한겨레의 보도는 이어지고 있다.

한편 한국 유니세프 내부에선 "이런 말도 안 되는 결과가 나온 것은 가해자인 A씨가 조사위 내부 위원들을 직접 골랐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피해자 B씨가 지난 9월 조사위에 보낸 '재심 요청서' 역시 묵살됐다. 피해자 B씨는 스트레스성 신체장애로 7개월 동안 무급휴직 후 지난 9월 복직했다.

한국 유니세프는 내부 고발자 역할을 한 C팀장에 대해 "근무시간 중에 A씨 퇴진을 위해 집단적 활동을 했고 직장 내 규율과 질서를 문란케 한 행위를 했다"며 지난 8일 해고한 사실도 드러났다.

가해자로 지목된 A씨는 "문맥이 왜곡됐을 뿐 아니라 해당 단어나 문장을 쓴 사실 자체가 없다"고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보도가 잇따르자 트위터 등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다른 곳도 아니고 유니세프에서..', '그 간부가 내 후원금으로 월급 받겠네요', '이제 못 믿겠다'는 등의 비난 등이 이어지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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