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5일 서울 용산구 엘더블유(LW) 컨벤션에서 열린 '성평등 보이스 2017년 활동결산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젝공) 2017.12.5/뉴스1

(서울=포커스데일리) 국회에서 또다시 용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양성평등'과 '성평등'을 혼용하기로 한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이를 두고 한국당이 반대 입장을 밝힌 것. 

여가부는 지난 18일 보도자료에서 "여가부는 '성평등'과 '양성평등' 용어를 영어 'gender equality'를 번역한 용어로서 혼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성평등'은 새롭게 등장한 용어가 아니"라면서 "양성평등기본법상 용어를 기준으로 '양성평등'과 '성평등'을 혼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양성평등이라는 용어가 '시대 착오'라는 비판은 이미 여러차례 제기된 바 있다. 특히 동성애를 혐오하는 단체들이 이를 토대로 차별을 조장하고 있어 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양성평등기본법'은 '양성평등'을 '성별에 따른 차별, 편견, 비하 및 폭력 없이 인권을 동등하게 보장받고 모든 영역에 동등하게 참여하고 대우받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마치 '양성(兩性)'이 여성과 남성이라는 두 가지 성만을 인정하는 것처럼 오용하고 있는 것. 

'양성평등' 용어 자체를 좀더 명확하게 '성평등'으로 고칠 필요가 제기되고 있지만, 국회에선 자유한국당이 이를 가로 막고 있다. 

신보라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20일 "양성평등 정책을 포기하고 성평등 정책으로 전환하려는 청와대와 여성가족부의 시도에 반대한다"며 "왜 굳이 헌법에 명시된 용어를 포기해가면서까지 성평등으로 일괄적인 용어변경을 시도했던 것인지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했다. 

신 원내대변인은 "양성평등기본계획을 성평등기본계획으로 변경하여 헌법에 명시된 양성평등의 가치와 의미를 훼손하고자하는 문재인 정부의 시도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며 "여성의 유리천장을 없애고, 일·가정 양립을 이루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특히 개헌특위에서도 헌법 제36조 '양성의 평등'을 '성 평등'으로 고치는 문제를 두고, 동성혼 합법화를 위한 포석이라며 여론전을 강하게 이끌어 간 바 있다. 

반면 정의당은 '성평등'으로의 전환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정의당 여성위원회는 20일 논평에서 "여가부는 양성평등과 성평등을 얼버무리면 안된다"며 "문재인 정부는 새로운 정부답게 과감하게 개혁을 추진하고 모든 정당은 '성평등'으로 과감하게 전환하길 촉구한다"고 했다. 

정의당은 "박근혜 적폐 정권에 의해 도입되었던 양성평등은 용도가 폐기돼야 한다"며 "양성평등이라는 후퇴된 정책은 여성 혐오를 막아내지 못하고 각종 여성관련 정책을 후퇴시켰다. 또한 성차별의 심각함을 은폐시켰다"고 지적했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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