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김성태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17년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7.12.12/뉴스1

(서울=포커스데일리) 국회 선진화법 도입으로 사라졌던 '동물국회'가 재연될지 모른다. 홍준표 대표와 호흡을 맞출 신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로 김성태 의원이 12일 선출되면서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로 선출된 직후 "이 김성태가 대여 투쟁력을 강화해 문재인 정권 포퓰리즘 막아내는 전사로서 서겠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제대로 된 야당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힘을 합쳐서 안되면 몸으로 막아야 된다"고 말했다.

홍 대표의 "몸으로 막아야 된다"는 말이 수사적 표현으로 들리지 않는 것은 앞서 김 원내대표 역시 비슷한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야당 원내대표가 국회법을 무시했다고 최초로 고발당하더라도 대여 투쟁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정된 국회법, 즉 '국회 선진화법'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임 투톱이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에게 던진 첫 메시지가 "몸으로 막아라"인 셈. 

한국당의 새로운 투톱은 내년 지방선거를 대비해 자유한국당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켜야 한다. 예산안 정국에서 보여준 한국당의 존재감은 미미하기 그지 없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공조해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할 때 한국당은 의미없는 보이콧으로,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어버렸다. 한계를 느낀 한국당이 '다른' 방식의 대여투쟁을 모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회선진화법은 다수당의 날치기 처리와 이에 반발한 소수당의 몸싸움을 막기 위해 2012년 여야 합의로 도입됐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엄격하게 제한함으로써, 굳이 물리적인 충돌을 감수하지 않고도 소수당에 의한 다수당의 견제가 가능했다. 그러나 국민의당이 등장하고 다당구도로 변화하면서 국회 선진화법 만으론 효과적으로 정부여당을 견제하기 어려워졌다. 

임시국회가 11일 막을 올리면서, 여야 전선은 쟁점법안으로 옮겨갈 예정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은 물론 국가정보원 개혁법 등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와 관련된 법안이 산적해 있다. 민주당 뿐만 아니라 국민의당도 공수처 설치와 국정원 개혁 등에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한국당 입장에서는 물리적인 충돌을 감수하지 않고서 양당의 공조를 막을 수단이 마땅찮다. 투톱이 '동물국회'를 예고하는 까닭이다.

당내에서도 이들의 강경 노선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시선이 있다. 홍문종 후보는 상호토론 순서에서 김 원내대표를 향해 "홍 대표와 김 원내대표 투톱이 되면 '막말 한국당', '폭력 한국당' 이미지가 고착화될 수 있다"며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어떻게 내년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백준무 기자  jm.100@ifocus.kr

<저작권자 © 포커스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