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등학생 권리연합회 학생들이 27일 서울광장에서 현장실습 중 사망한 고 이민호 군 추모문화제에서 묵념하고 있다. 2017.11.27/뉴스1

"살려줘 너무 더워" "기계 고장으로 잠깐 쉬고 있다. 지쳐 쓰러질 듯" "아직 고등학생인데 메인 기계를 만진다"

제주의 음료 제조업체 '제이크리에이션'에서 현장실습을 받던 이민호군이 자신의 친구에게 보냈던 문자 메시지 내용이다. 이군은 지난 9일 제품 적재기 프레스에 짓눌리는 사고로 크게 다친 뒤 지난 19일 사망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그간 '값싼 노동력'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근로중심 현장실습이 폐지된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일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생을 노동력 제공 수단으로 활용하는 조기취업 형태의 운영방식을 2018년부터 전면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이날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해당 사건을 언급, "이외에도 현장실습을 받는 고교생들의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연이어 보도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부총리는 "정부는 지난 8월 근로중심의 현장실습을 학습중심으로 전환하는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단계적인 적용을 준비해왔다"면서도 "그러나 현장에선 여전히 현장실습이 조기취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고, 학생들의 학습권과 인권이 침해되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의 학습권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학습중심 현장실습을 적용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또 "실습 현장 전수 점검과 모든 학생 대상 안내문자 발송, 현장실습 상담센터 설치 운영을 통해 학생의 인권 보호와 안전현황을 중점적으로 확인하겠다"고 했다. 

이어 "관계 부처에서는 사안의 심각성을 엄중히 인식하고 학생이 안전한 환경에서 양질의 현장실습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달라"고 말했다. 

정치권은 이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나타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장실습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값싼 노동력'으로 인식해, 장시간의 노동과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내몰았던 '나쁜 교육정책'을 이제라도 바로잡게 돼 다행이다"라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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