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헌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의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부위원장직 사퇴와 관련된 질의와 답변 여부를 놓고 고성을 높이고 있다. 2017.10.17/뉴스1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3일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얘기한 것은 오히려 자승자박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이 전 수석은 전날 "세상에 어떤 정부가 댓글을 달라고 지시하느냐"면서 이 전 대통령의 '댓글 조작' 개입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 전 대통령을 충분히 입건할 수 있는 상황까지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이 작성한 전체 댓글 중 0.45%만 '정치 개입' 댓글로 인정됐다는 이 전 수석의 주장에 대해 "그 뒤에 밝혀진 추가 수사내용을 보면 정치 댓글로 보여지는 것은 훨씬 더 많다"며 "훨씬 더 광범위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지난달 2013년 수사과정 당시 사이버사가 압수수색 직전에 관련 문서와 서버 등을 파기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박 최고위원은 같은당 이철희 의원이 지난 9월 공개한 '사이버사 관련 BH 협조회의 결과' 문건을 언급하며 "청와대가 직접 사이버사와 회의를 했고, 그 결과가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되고 결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2년 3월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해당 문건에는 "군무원 순수 증편은 기재부 검토 사항이 아니라 대통령 지시"라며 "대통령께서 두 차례 지시하신 사항"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사이버사가 심리전단의 인력 증원을 요청했고, 이 전 대통령이 이를 승인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박 최고위원은 "(문건에 따르면) 대응작전 결과를 청와대가 사이버사에 직접 보고를 요구했고, 보안을 위해서 대면 보고만 가능하다는 지시를 내린 것"이라며 "안보상의 대북 심리전과 관련된 것이라면 특별히 대면으로만 보고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제가 보기에는 김 전 장관이나 이 전 대통령의 처지나 특별히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19대 총선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그런 취지로 읽혀질 수밖에 없는 문건이기 때문에 아마 검사가 이 문건으로 김 전 장관을 직접 추궁했을 것"이라며 "김 전 장관에게서 '이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를 받았다'는 진술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 최고위원은 "이 전 대통령은 '퇴행적 시도'라는 발언으로 대응하다가 이제는 정치보복 프레임에 올라탄 것"이라며 "(이 전 대통령이) 그만큼 절박해졌다. 본인을 겨루는 검찰의 칼 끝이 턱 밑까지 왔다는 것을 인정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백준무 기자  jm.100@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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