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미국 역대 대통령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5번째로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24년 만이다. 2017.11.8/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국회 연설을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다양한 역사적 사실을 언급하며 "여러분의 부는 단순한 금전적 가치 그 이상이며 이것은 마음과 정신의 업적이다"라고 극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한국은 끔찍한 참화를 딛고 일어나 지구상 가장 부강한 나라의 반열에 올랐다"며 "오늘날 한국 경제의 규모는 1960년과 비교해 350배에 이르고 교역은 근 1900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 "평균수명 역시 53년에 불과했던 것이 이제는 82세 이상이 됐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정치적 변화와 IMF 외환위기 당시 금모으기 운동도 언급했다. "한국의 경제적인 탈바꿈은 정치적인 탈바꿈으로도 이어졌다"고 말한 그는 "주권 한국의 자긍심 넘치는 독립적인 국민들은 스스로 통치할 권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민들은 1988년 자유총선을 치른다. 이것은 한국이 첫 올림픽을 배출한 바로 그 해"라고 말했다. 또 김영삼 전 대통령의 당선을 말하며 "한국민들은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문민 대통령을 배출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모으기 운동'을 언급하며 "여러분의 손으로 이룩한 나라가 금융위기에 처했을 때, 여러분들은 수백명씩 줄을 지어 가장 값나가는 물건들을 기꺼이 내놓았다"며 "여러분들의 결혼반지, 가보, 황금 행운의 열쇠를 내놓으며 자녀들의 더 나은 미래를 담보하고자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외에도 "한국 작가들은 연간 약 4만권의 책을 저술하고 있다" "한국 음악가들은 세계의 콘서트장을 메우고 있다" "한국 학생들의 대학 졸업률은 전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등의 발언을 이어나갔다. 

특히 "한국의 골프선수들은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갖추고 있다"며 지난 7월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박성현 선수를 언급할 때는 의석에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4대 골프선수들이 모두 한국 출신"이라며 "축하드린다. 이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이 한국의 업적을 극찬한 것은 북한과의 대비를 극명하게 하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진 연설에서 북한내 가혹한 실상을 언급하면서 "오늘 한반도에서 우리는 역사의 현실에서 벌어진 비극적 실험의 결과를 목도하고 있다"며 "이것은 하나의 민족, 두 개의 한국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한쪽 한국에서는 사람들이 스스로의 삶과 국가를 꾸려나가고 자유와 정의, 문명과 성취의 미래를 선택했다. 다른 한쪽 한국은 부패한 지도자들이 압제와 파시즘, 탄압의 기초 하에 자국민들을 감옥에 가두었다"며 "이 실험의 결과가 이제 도출되었고 그 결과는 너무나도 극명하다"고 지적했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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