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바른정당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우파 통합추진위원회' 모임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7.10.11/뉴스1

바른정당 통합파들의 탈당이 가시화되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월13일 바른정당 전당대회 전으로 통합의 시기를 못박으면서, 이르면 다음 주부터 이들 통합파의 탈주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바른정당 통합파의 탈당 규모다. 몇 명이나 탈당 하느냐에 따라서 정계에 또다른 지각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른바 '나비효과'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사이에도 통합 가능성도 있다. 현재 각 당의 의석수는 더불어민주당 121석, 자유한국당 107석, 국민의당 40석, 바른정당 20석 등이다. 

마지노선은 15명이다. 바른정당에서 한국당으로 15명 이상이 옮기게 될 경우 한국당은 122석으로 원내 1당이 된다. 이 경우 내년 5월말 예정된 정세균 국회의장의 전반기 의장 퇴임 후가 문제가 된다. 국회의장의 임기는 2년으로 후반기엔 새로운 의장을 선출해야 된다. 

국회의장은 원내1당에서 맡는 것이 관례다. 국회의장이 원내1당 몫인지 집권여당의 몫인지 의견이 분분했지만, 정세균 의장의 경우 '원내 1당이 갖는 것'이라는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 주장이 관철됐다. 

따라서 바른정당 통합파의 탈당 규모가 15명이 넘게 될 경우, 문재인 정부는 국회선진화법과 한국당 국회의장이라는 난관에 맞닥뜨릴 가능성이 있다. 정부여당으로선 집권 2년차 국정 추진 동력에 제동이 걸리게 된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가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통합 논의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고 말한 이유다. 

현재까지 알려진 것에 따르면 바른정당 탈당 규모가 15명에 이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파는 김무성 의원을 필두로 강길부·김영우·김용태·이종구·정양석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유승민·이혜훈·김세연·하태경·박인숙·지상욱 의원 등은 확실히 당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통합파들의 탈당 후 2차·3차 탈당이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하게 되면 정당 보조금의 대폭 삭감이 불가피하다. 권리당원이 약 60%에 달하는 정의당처럼 소수 이념정당으로서 자리 매김할 가능성도 그다지 크지 않다. 지금 당장은 피하더라도 향후 위기가 닥쳐올 수 있는 셈이다. 

"대개 보면 정치는 나의 불행이 당신의 행복으로 가지 않습니다. 반드시 당신의 불행으로 가거든요. 당신이 깨지면 우리도 깨져요. 우리가 통합되면 당신도 통합돼. 이상하더라고요. 지금까지 쭉 그래 왔어요" -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 13일 '김어준의 뉴스공장'

안철수 대표 선출 이후 잦아든 민주당-국민의당 통합론도 이와 동시에 다시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가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에게 '연정'을 거론한 일도 있었다. 해프닝으로 무마됐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3일 정부여당을 향해 "협치나 연정으로 말장난하는 것이다. 정말 한마디만 하겠다. 장난질 멈추시라. 의사도 역량도 없이 떠보기로 국민의당을 흔들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마시라"고 일갈했다. 민주당과의 통합을 막기 위해 전대에 나섰던 안 대표가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피력한 것이다. 

안 대표의 이같은 반응은 정책 연대를 연결고리로 통합 논의가 고개를 들 수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안 대표는 당내에도 "특히 지지층 불안하게 하고, 상대의 오해 부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의령을 내리기도 했다. 

바른정당 통합파의 탈당을 두고 정치권에선 여러 시나리오들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과의 공동교섭단체 등 모두 합종연횡에 관련된 것들이다. 다당제를 유지하는 일이 그리 쉽지 만은 않아 보인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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