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주 작가의 전시회 표제작 '달빛 코뿔소'.<자료=김혜주>

"2년여 만에 김혜주는 '달빛 코뿔소'를 들고 돌아왔다. 파라다이스를 그렸던 전작과는 달리 코뿔소가 네발 굳건히 땅에 디디고 있다. 고개는 땅을 향해 있고, 뿔은 위로 쳐들고 있다. 전작이 밝고 화려한 판타지여서 슬프고 아련하다면 이번 작품들은 어둠과 역경을 헤치고 묵묵히 나아가려는 의지에 숙연해진다.."- 허은경 전시 도록 서문에서

코뿔소 화가로 알려진 중견화가 김혜주의 13번째 개인전인 '달빛 코뿔소'전이 4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 3층에서 열린다.

김혜주 화백은 코뿔소를 영혼의 주제로 삼아 작품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작가다.

이번 전시회의 대표작은 전시회 표제작인 '달빛 코뿔소'로 희미한 달빛아래 묵묵히 걸어가는 육중한 무소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 전시장 가득 펼쳐진다.

그동안 너무 아팠기 때문에 동심으로 지낼 수 있는 평화의 세계로서 낙원을 그려왔다는 작가는 이번에는 현실과 직면하는 성인의 마음 풍경을 형상화했다. 

이는 작가의 노트에서도 살짝 엿볼 수 있다. 김 작가는 "코뿔소는 당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내게 코뿔소가 마음에 들었던 것은 힘이 센 동물이기 때문이다. 튼튼한 갑옷이 있고 건장한 근육이 있고 위협적인 뿔이 있다. 남을 해치지 않는 초식동물이지만 당하고 살지는 않는다"며 "우리는 코뿔소가 될 수 있다. 손을 잡으면 우리는 힘센 초식동물이 될 수 있다. 그때까지 걷자. 그런 곳을 향하여 걸어가자"고 말한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는 '100만원전'이라는 독특한 기획도 마련된다. 김 작가는 "반값으로 작가의 그림을 가질 수 있는 기쁨을 드리겠다"며, "창작노동자로서 밥벌이를 위해 헐값에 팔지만 최소한의 비용을 충당키 위한 궁여지책 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지현 기자  jihlee12@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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