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전 MBC PD가 26일 국정원이 방송사 간부 및 프로듀서(PD) 등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7.9.26/뉴스1

최승호 뉴스타파 PD가 26일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의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포함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 실무적으로 청와대에서 열람하면서 업무지시를 내리고 했던 모든 책임자들이 처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승호 PD는 이날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은 정말 국정원이 국민의 정보기관 역할을 하지 않고 대통령 개인의 정보기관 역할을 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PD는 "국민의 사랑을 받던 공영방송을 권력이 자신들이 원하는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해서 완전히 망가뜨린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이번 수사를 통해 발본색원 했으면 한다"고도 했다. 

그는 "저 개인적으로 피디수첩을 진행하다가 쫓겨나고, 이해가지 않는 이유로 해고됐다"며 "그 과정 속에서 김재철 전 MBC 사장 같은 방송사 경영진의 뜻만 있는 건 아니라고 항상 느꼈다"고 했다. 이어 "검찰이 저를 부르는 걸 보니 국정원 혹은 청와대가 다 연결될 것이라 본다"고 했다. 

권력의 공영방송 장악을 담은 영화 '공범자들'의 감독이기도 한 최 PD는 "이 영화를 만들 때부터 최종 시나리오 작성자는 결국 이명박 전 대통령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대통령의 지시가 아니면 어떻게 공영방송사에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대통령의 지시 없이 국정원장이 했다? 홍보수석 이런 사람들이 했다? 이것은 정말 듣도보도 못한 거짓이라고 생각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모든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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