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본회의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찬성 160명, 반대 134명, 기권 1명, 무효 3명로 가결됐다.. 2017.9.21/뉴스1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21일 가결됐다. 지난 8월25일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지 28일 만이다. 오는 24일 양승태 대법원장이 퇴임하는 가운데 청와대와 정부여당의 가결 노력은 필사적이었다. 

지난 11일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낙마 직후 분위기는 흉흉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을 향해 거친 언사를 쏟아냈고, 청와대 마저 "헌정질서를 정치적이고 정략적으로 악용한 가장 나쁜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이례적인 강한 비판을 내놓았다. 국민의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정부여당과 국민의당의 강대강 대립이 지속되고 박성진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자질 논란까지 이어지며, 김명수 후보자의 인준은 미궁에 빠져들었다. 

교착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나선 것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다. 박성진 전 후보자가 낙마한 15일 임종석 실장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앞으로 국회의 목소리를 더 크게 듣겠다"고 했다. 임 실장은 "3권분립의 한 축인 사법부 수장의 공백이 발생되지 않도록 24일 이전에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해 주시길 국회에 간곡하게 호소드린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나섰다. 문 대통령은 17일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인준 권한을 가진 국회가 사정을 두루 살펴 사법부 수장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해주시기 바란다"며 "그동안 국회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노력했지만 부족했던 것 같아 발걸음이 더 무겁다"고 밝혔다. 이어 "유엔총회를 마치고 돌아오면 각 당 대표를 모시겠다. 국가안보와 현안문제 해결을 위해 논의하고 협력을 구하겠다"고 했다. 

추미애 대표는 18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직후 국회의 무책임을 자문하는 과정에서 제 발언으로 행여 마음 상한 분들이 계시다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국민의당에 사과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19일 "추 대표의 유감표명은 국민의당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발언에 대한 사과 수준으로는 대단히 미흡했다"면서도 인준 절차에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인사청문회에서도 난관이 있었다. 보수야당은 김명수 후보자에게 '동성혼 옹호'라는 낙인을 찍어 공격했다.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은 인사청문회에서 "성소수자를 인정하면 동성애 뿐만 아니라 근친상간, 소아성애자, 시체 상간, 수간 즉 동물 성관계 허용까지 비화될 것"이라고 혐오발언을 쏟아냈다.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지난 13일 종료됐지만 보수야당의 '동성애', '이념편향' 공세로 20일에서야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됐다. 적격 의견과 부적격 의견이 병기됐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당론으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고, 국민의당은 '자율투표'를 하기로 했다. 우여곡절 끝에 김명수 후보자에 대한 동의안은 재석 298명 중 찬성 160표, 반대 134표, 기권 1표, 무효 3표로 가결됐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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