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안 표결일인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과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7.9.21/뉴스1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표결이 21일 오후 예정된 가운데,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의 선택에 관심이 모인다. 국민의당은 찬반을 당론으로 정하지 않은 채 의원들의 자율투표에 맡긴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지만,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전당대회 당시 안철수 대표를 상대했던 정동영·천정배 의원의 경우 공개석상에서 자율투표 방침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내면서 '권고적 당론'이라도 내놔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개진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동영 의원은 "국민의당이 자율투표 원칙을 견지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예외없는 원칙은 없다"며 "(김명수 인준은) 아마 20대 국회 최대의 결정 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런 중대한 투표에 있어서 책임있는 정당이 어떤 방향을 갖지 않는 것은 책임정치의 주체로서 문제가 있다"며 "오늘 이 자리(의총)가 당의 방향을 정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김명수 인준 이후 개헌국면을 이끌어야 한다. 이게 지도력이다"라며 "근데 이 대목에서 자율투표로 의원 개개인의 소신에 맡긴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는 찬성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우리가 책임정치의 주체로서 방향을 정하자"고 주장했다. 

천정배 전 대표도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율투표'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 중요한 문제, 사법부 수장을 뽑는 국정현안이고, 우리 국민의당으로서도 정체성을 드러내서 당에 대한 국민적 평가가 좌우될 수 있는 그런 중요 사안이다. 그래서 저는 당론을 분명히 정하는 게 책임있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천 전 대표는 안철수 대표를 향해 "국회의원은 아니지만 국민의당 최고책임자다. 사법부 수장을 정하는 이 중요 현안에 대해서 당의 책임자로서 분명한 의견을 드러내는 것이 옳다"고 했다. 

이들 뿐만 아니다. 박지원 전 대표 역시 가세했다. 박 전 대표는 "최근에 우리가 항상 결정이 늦고 뒤로 따라가기 때문에 늘 2중대 당이라는 멍에를 벗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토론을 해서 가결인가 부결인가 하는 우리의 입장을 표결 전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발표해서, 우리의 명확한 입장을 정리했을 때, 오히려 우리가 선도정당으로서의 입지를 굳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저작권자 © 포커스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