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와 MBC본부가 총파업에 돌입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KBS본부 총파업 출정식에서 KBS본부노조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2017.9.4/뉴스1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가 18일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KBS의 '좌편향'인사 색출 방안을 담은 문건을 청와대에 보고한 사실을 폭로했다.

KBS새노조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2010년 6월3일 국정원이 'KBS 조직개편 이후 인적 쇄신 추진 방안' 보고서를 작성했다"며 "이는 지난 11일 국정원 개혁위가 발표한 내용 중 청와대 홍보수석(이동관 전 수석)의 지시로 만들어진 'KBS 조직개편 관련 좌편향 인사 여부' 문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KBS새노조는 "보고서는 첫머리에 'KBS는 6월4일 조직개편 단행하고 후속 인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적시했다"며 "KBS의 조직개편과 인사에 맞춰 작성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KBS새노조가 공개한 보고서는 기본 방향으로 '조직안정 차원에서 문제 간부 교체에 초점을 맞춰 추진', '좌편향·무능 무소신·비리연루' 여부 감안해 인사대상자 색출', '좌편향 기자·PD 이름 적시 낙인 퇴출 주도' 등을 적시하고 있다.

KBS새노조는 "보고서에는 국정원 KBS 사찰을 통해 '좌편향'으로 낙인 찍은 기자와 PD의 구체적인 이름과 성향 분석을 통해 퇴출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했다.

아울러 국정원은 간부 개인에 대한 성향 분석뿐만 아니라 KBS 내부에서 배제해야 할 집단까지 적시했다. 또 MB정부에 적극 동의하지 않는 간부를 '무소신' 간부로 지칭하며 '보직변경을 언급하고, 당시 김인규 사장의 최측근 간부로 분류된 5명에 대해선 '특별 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KBS새노조는 "국정원의 보고서는 구체적인 내용상 KBS 내부 협조자가 없이는 만들어질 수가 없다"며 "고대영 현 KBS 사장은 보도국장, 해설위원장, 보도본부장 등을 역임했고, 김인규 사장 옹립을 위해 만들어진 사조직 '수요회'의 실질적인 리더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도국 실세 중의 실세였던 고대영 현 사장이 청와대-국정원의 방송장악 공작에 어떤 식으로든 개입했거나 협조했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며 "2011년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문서에서도 미국 대사관 측에 한국 정세 분석을 전달한 사람으로 등장한다"고 했다.

KBS새노조는 "국정원 개혁위가 방송장악 보고서를 작성한 국정원 직원을 이미 조사했고, KBS 내부의 협조자가 누구인지 조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2010년 KBS의 조직개편 이후 '좌편향' 인사를 색출하겠다며 그 방안을 담은 문건을 청와대에 보고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했다.

문장원 기자  moon3346@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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