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유승민, 김무성 등 바른정당 의원들이 논의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김장겸 MBC 사장 체포영장 발부에 반발하며 정기국회를 전면 보이콧 선언했다. 2017.9.4/뉴스1

바른정당이 14일 심야 의원총회를 거쳐 늦어도 11월30일 전에 당원대표자대회를 열고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논의됐던 '유승민 비대위원장' 카드는 사실상 없던 일이 됐다. 

바른정당은 전날(13일) 저녁부터 이날 자정이 넘도록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총의를 모았다. 이날 의총에는 이혜훈 전 대표를 제외한 의원 전원이 참석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브리핑을 통해 "11월30일 이전에 전당대회를 개최해서 새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당대회 이전까지는 주호영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으로 바른정당을 이끌게 된다. 

권오을 최고위원은 이같은 결정의 배경으로 "당을 하루 빨리 정상화시켜야 내년 지방선거를 제대로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권 최고위원은 "차라리 당을 정상화시켜서 내년 지방선거를 제대로 준비하자는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당을 정상화하는 것이 가장 급한데 정상화의 가장 기본이 되는 전대를 열어서 새 최고위를 구성하는 것"이라며 "빨리 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추석이나 국정감사 등 때문에 가장 빨리 당긴게 11월30일 이전"이라고 설명했다. 

바른정당은 그간 '통합론'과 '자강론'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 김무성 의원을 필두로 주호영 원내대표 등은 자유한국당과의 연대에 무게를 싣고 있고, 유승민 의원과 하태경 최고위원 등은 '자강론'에 힘을 싣고 있었다. 때문에 유승민 비대위원장 카드를 두고 통합론과 자강론이 맞부딪힌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13일 열렸던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유승민 비대위에 힘을 실은 것도, 자유한국당과의 통합론이 힘을 얻은 것도 이같은 시각을 뒷받침한다. 원내 인사들과 달리 원외위원장들은 통합이 힘을 얻을 경우 설 자리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전지명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원외위원장들은 비대위 구성을 최고위에 건의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당원대표자회의를 개최해 비대위원장을 선출하도록 촉구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또 "비대위원장으로 유승민 의원을 대다수 위원장이 추천했다"고 밝혔다. 

원외위원장들의 유승민 비대위원장 의견에도 불구하고, 11월30일 전 지도부를 새로 선출하기로 결정하면서 당분간 '통합론'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같은 결정으로 바른정당 내부에 새로운 내홍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저작권자 © 포커스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