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6.29/뉴스1

최근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이 전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 소년법 개정 여론이 들끓고 있다. 소년법 폐지를 촉구하는 청와대 청원에 8일 오후 현재 2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명했다. 국회에서도 청소년 강력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률 개정안이 잇달아 발의되고 있다.

현행 법은 미성년자를 촉법소년(만10세 이상~만 14세 미만), 범죄소년(만 14세 이상~만 19세 미만)으로 구별해 처벌하고 있다. 촉법소년은 형사 처벌을 받지 않으며, 범죄소년은 성인보다 가볍게 처벌하고 있다.

국회에서 발의된 대부분의 법안은 주로 미성년자들이 행한 범죄의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이 가운데는 초등학생을 최대 '사형'까지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석현·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 등이 소년법과 형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발의된 개정안들의 공통점은 형사처벌 가능 연령대를 낮추고, 형량을 강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형사처벌 가능 연령을 만 12세이상으로 하고, 사형이나 무기형의 죄를 저질렀을 때의 최대 형량을 징역 15년에서 20~25년으로 확대 추진하는 내용이다.

특히 이석현 의원과 표창원 의원이 발의한 특정강력범죄처벌법 개정안은 살인 등의 범죄를 저지른 만 18세 미만 청소년에게 소년법의 형량 완화 특칙 적용을 배제하고 있다. 극단적일 경우 법리상 판사의 재량에 따라 초등학생에게도 사형 선고가 가능해진다. 

"정말로 미성년자를 사형시키는 나라를 만들고 싶은가. 진심으로 실망스럽다."

이같은 처벌 만능주의 움직임에 대한 비판의 여론도 나온다. 법률가 출신인 금태섭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비판했다. 

금태섭 의원은 "모든 사람이 형량을 올리자고 이야기하다 보면 결국 진짜 대책은 찾지 못한 채 논의는 흐지부지되고 만다"며 "몇 년 후 다시 또 끔찍한 범죄가 발생해 국민적 분노가 일어나면 다시 형량을 또 올린다. 이게 말이 되는가"라고 지적했다.

금 의원은 처벌 강화보다 장기적인 예방책을 주문했다. 금 의원은 "이런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선 실제로 현장에서 가해자들과 피해자들을 다뤄본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며 "효과를 보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최근 4년 간 촉법소년의 범죄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 역시 처벌 강화의 설득력을 떨어뜨린다.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촉법소년의 범죄(살인·강도·성폭력·폭행·상해)는 2012년의 63건에서 2013년 53건, 2014년과 2015년은 각각 9건에 그쳤다. 일부 국회의원들이 여론 좇기에 급급해 경쟁적으로 법안을 발의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문장원 기자  moon3346@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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