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HOME 사회/문화
[이재용 징역 5년] 법원이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작업'의 실체를 인정했다"이 사건의 본질은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부도덕한 밀착이다"
  • 김도형 기자
  • 승인 2017.08.25 20:33
  • 댓글 0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뇌물 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금융지주 전환 계획으로 삼성생명의 지배력이 강화됐다며 '묵시적 청탁'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 2017.8.25/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25일 징역 5년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뇌물공여 등 5개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이같이 선고했다. 당초 특검이 구형했던 징역 12년 보다는 대폭 줄어든 양형이지만, 이번 판결은 법원이 삼성의 '승계작업'의 구체성을 인정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이재용 재판의 핵심에는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가 있다. 삼성 측은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 △삼성SDS 및 제일모직 상장 등 경영권 승계 현안을 전면 부인했다. 삼성 측은 이를 "경영상 필요에 따라 발생하는 사업구조 개편"이라고 규정했다. '승계작업'이 없다면 최순실에 대한 삼성의 승마·영재센터 지원 등이 뇌물이 아닌 '지원'이 되며 '대가성'을 입증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지난 7일 결심공판에서 삼성 측 변호인이 최후변론을 통해 진술한 내용이다. 매우 강경한 어조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을 부정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소위 '승계작업'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 갖는 의미는 실로 지대하다. 왜냐하면 특검은 소위 '승계작업'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냄으로써, 이 사건 각 지원행위가, 경영상 필요에 따라 발생하는 사업구조개편 등 삼성그룹 각 계열사의 현안에 대한 대가가 아니라, 피고인 이재용의 개인사인 '승계작업'에 대한 대가라고 주장하고, 나아가 나머지 피고인들은 삼성이 아닌 피고인 이재용 개인의 사익에 봉사했다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검은 이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의 핵심이자, 특검 스스로 세기의 재판이라고 평가한 이 사건 재판의 출발점이기도 한 '승계작업'이란 것이 존재한다는 아무런 증거도 제출하지 못했다. (중략) 단언하건데 특검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내용의 '승계작업'이 존재한다는 증거는, 앞으로도 제출될 수 없음을 확신한다. 왜냐하면 그러한 사실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박영수 특검팀은 이들의 주장을 이같이 반박한다. 

"삼성으로서는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의 갑작스런 와병으로 인해, 피고인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와 삼성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의 안정적 확보는 시급한 지상과제가 됐다. 피고인 이재용의 이러한 현안해결의 시급성은, 집권 후반기에 들어서는 시점에서 최순실이 요청한 재단설립이나 정유라의 승마 훈련, 영재센터 운영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자금 지원의 필요와 접합돼, 정경유착의 고리가 다른 재벌보다 앞서서, 강하게 형성된 것이다"

"피고인들은 '승계작업이라는 것은 특검이 만든 가공의 틀'이라고 하거나, '피고인 이재용 관여 사실이 없다'고 하는 등 사실과 증거에 관한 근거 없는 주장이나 변명으로 디테일(detail)의 늪에 빠지게 해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실체진실을 왜곡시키려 했다"

법원은 △삼성SDS·제일모직 상장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신규 순환출자 고리 해소 위한 삼성물산 주식 처분 최소화 △삼성생명 금융지주회사 전환 등의 현안을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판단했다.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작업'의 추진사실은 인정된다. 특검이 공소사실에서 제시한 개별 현안들 중 위 현안들은 피고인 이재용의 삼성전자 또는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력 확보에 직접적·간접적으로 유리한 영향을 미치는 효과가 있다"

"미래전략실은 각 계열사를 통할하면서 그 운영을 지원 조정하는 조직인 동시에 대주주의 경영지배권 행사를 지원하는 조직으로서 그 소속 임직원들이 위 개별 현안들에 관해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중략) 미래전략실의 임원들도 피고인 이재용을 이건희 회장의 후계자로 인정하면서 위 개별 현안들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점 등을 종합하면, 승계작업이 추진되고 있었음이 인정된다. 

지난 1996년 삼성에버랜드는 주당 8만5000원대였던 전환사채 125만주를 이 부회장 등에게 7700원에 넘겼다. 1999년 이재용 부회장이 103억원을 투자해 인수한 삼성SDS의 지분 11.25%는 2014년 11월에 2조8500억원의 가치가 됐다. 삼성 측은 이같은 일들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의 일환이라는 점을 단 한번도 인정한 적이 없다. 이에 대한 법원의 일침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이후를 대비해서 피고인 이재용으로의 그룹 경영권 승계를 꾸준히 준비하던 이재용을 비롯한 삼성그룹 임원들이 우리나라 경제 정책에 관해 막강하고 최종적 권한을 가진 대통령에게 승계과정에 관한 도움을 기대하며 거액의 뇌물을 제공한 사건이다. 이 사건의 본질은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부도덕한 밀착이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저작권자 © 포커스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