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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징역 5년] 불법과 탈법 경계 넘나든 삼성공화국 계승史법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경영권 승계작업'인정… '이재용 체제' 전환 과정에서 수차례 불법 논란
  • 백준무 기자
  • 승인 2017.08.25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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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17.8.7/뉴스1

왕좌를 물려받으려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꿈은 여기서 끝날까. 이 부회장이 25일 선고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이재용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지배구조를 무리하게 개편하려던 속셈이 결국 이 부회장의 발목을 잡은 자충수가 됐다. 

삼성 측 변호인단은 지난 7일 결심공판에서 최후변론을 통해 "특검은 '승계작업'이란 것이 존재한다는 아무런 증거도 제출하지 못했다"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해 "경영상 필요에 따라 발생하는 사업구조 개편"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법원은 삼성의 승계 작업을 포괄적으로 인정했다. 법원은 재판부 설명자료를 통해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임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승계 과정에 대한 도움을 기대하며 거액의 뇌물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 등 현안이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또는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력 확보에 직접적·간접적으로 유리한 영향을 미치는 효과가 있다"고 봤다.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이 승계작업을 도와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최순실씨의 딸인 정유라씨의 승마 훈련에 77억원,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원을 지원하라고 임원들에게 지시했다는 특검의 주장을 인정한 것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의 핵심이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이미 자신이 확고하게 지배하고 있는 제일모직에 몰아주려는 의도였다. 법원은 합병으로 인해 "삼성물산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 루트가 합쳐지고 짧아졌다"고 밝혔다.

합병안 의결 당시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물산의 대주주였던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찬성표가 필요했다. 삼성물산 주식의 가치가 제일모직에 비해 낮게 책정돼 주주들의 반발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특검 수사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이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등에게 국민연금이 찬성하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렸음이 드러나면서, 삼성이 박 전 대통령과 '거래'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법원은 이 부분에 대해 "승계작업에 관해 대통령에 대한 묵시적인 부정 청탁이 있었음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는 과거에도 여러차례 불법 혐의가 있다는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1999년에는 삼성SDS가 신주인수권부사채를, 1996년에는 삼성물산의 전신인 삼성에버랜드가 전환사채를 헐값에 발행해 이 부회장에게 넘겼다는 혐의다. 

이 부회장은 1999년 103억원을 투자해 삼성SDS 지분 11.25%를 인수했다. 2014년 11월 삼성SDS 상장 직후 이 부회장의 지분 가치가 2조8500억원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당시 저가 발행부터 상장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결국 이건희 회장의 지분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서울고등법원은 2009년 이 사건에 대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인정해 이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했다. 

삼성에버랜드 역시 1996년 당시 주당 8만5000원대인 전환사채 125만주를 이 부회장 등에게 7700원에 넘겼다. 이 부회장은 이를 주식으로 교환하면서 삼성에버랜드의 최대 주주가 됐다. 2009년 대법원은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삼성공화국'을 온전하게 상속받기 위해 이재용 부회장 일가는 아슬아슬하게 법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선대 총수들은 단 한번도 실형을 받은 적은 없었지만 이 부회장은 법의 그물을 피하지 못했다. 이 부회장이 징역을 선고받으면서 경영권 승계에도 빨간 불이 켜지게 됐다.

백준무 기자  jm.100@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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