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10일 '바른정당 주인찾기' 행사 차 대전을 방문해 한남대에서 학생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장래에 대한 고민을 청취하고 있다. 2017.8.10/뉴스1

지난 대선 바른정당 후보로 출마했던 유승민 의원이 16일 문재인 대통령의 100일에 대해 평가했다. 유승민 의원은 "문재인정부의 외교안보는 한마디로 무능"이라고 했다. '소득주도 성장'에 대해서는 "환상을 버리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과거보다 미래를 : 문재인정부 100일을 맞이하여'라는 글을 적었다. 유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경쟁했던 후보로서 저는 대한민국을 위해 승자가 잘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가급적 말을 아꼈다"며 "그러나 지난 100일간 문재인정부의 행적을 보면서 이 나라가 이대로 가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몇마디 고언을 하고자 한다"고 했다. 

평소 안보를 강조했던 유 의원은 "지난 100일 동안 보여준 문재인정부의 외교안보는 한마디로 무능이다"라면서 "그 무능은 안보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전략의 부재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6월말 있었던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동맹의 굳건한 앞날을 약속하기엔 부족한 미봉책이었고, 동문서답이었다"고 했다. 

유 의원은 지속적으로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해온 문 대통령을 비판하며 "지금은 대화의 타이밍이 아니라 초강력 제재와 압박을 가해야 할 때"라고 했다. 또 "지금 필요한 대화는 북한과의 대화가 아니라 미국, 중국과의 대화"라고 주장했다. 

특히 사드 배치와 관련해선 "발사대 트럭 6대와 요격 미사일 48발을 배치하는 일에 무슨 대단한 환경평가가 필요하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은 빨리 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베를린선언을 겨냥해서도 "잊어버려야 한다. 베를린선언에 집착한다면 또다른 드레스덴 선언으로 끝나고 말 것"이라며 "문 대통령께서 지금의 안보위기에 대해 백지에서 다시 생각해보기를 강력히 권한다"고 했다. 

민생에 관련된 비판도 이어나갔다. 유 의원은 "소득주도성장이라는 환상을 버리길 권한다"며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늘어나고 소비가 늘어나서 우리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는 환상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말이 소득주도성장이지, 이는 성장정책이 아닌 복지정책"이라고 했다. 

그는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말을 제가 박근혜정부에 이어서 문재인정부에게도 똑같이 해야하는 상황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세상에 공짜는 없고, 돈은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저부담-저복지에서 저부담-중복지로 가는 길은 없다"고 했다. 

그는 "중복지를 하겠다면 국민적 합의 위에 중부담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저는 오래 전부터 중부담-중복지로 나아가기 위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합의가 어렵다면 문재인정부는 빈곤층, 차상위계층 등 국가의 도움을 애타게 기다리는 국민들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 

그는 "41%의 지지율로 당선된 문 대통령과 문재인정부의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진정한 민주공화국으로 만들려면 과거보다 미래를 보고, 남보다 자신에게 더 엄격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1980년대 운동권의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안보, 경제, 복지, 교육 등 국정을 재단한다면 문재인정부는 머지않아 또다른 적폐가 되고 말 것"이라고 충고했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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