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탕집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독립문 대신고 근처 대성집의 도가니탕. 이정환 기자 tom5148@ifocus.kr

도가니수육, 도가니에 붙은 살점이 얼마 되질 않아서 맛과 식감 그리고 성분이 비슷한 스지를 섞어 내준다. 이정환 기자 tom5148@ifocus.kr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대성집에 처음 갔을 때가 생각난다. 영천시장 근처에서 사람을 만나기로 했다가 못 만난 후 헤매다가 골목 안쪽에 있는 허름한 가정집을 개조한 대성집을 발견했다. 

'도가니탕 45년 대성집'이라는 페인트로 쓴 허름한 간판이 왠지 내공이 보이는 집이었다. 출출해서 한 그릇 먹으려고 안으로 들어가는데 입구 왼편에 주방이 훤히 보이고 주방 밖에서 뚝배기에 탕과 수육을 담아 손님상에 내주는 구조였다. 

한마디로 시골장터 국밥집의 모양새를 한옥 안에 그대로 옮긴 분위기였다. 밖에서 조그마하게 보이던 건물인데 안으로 들어오니 방이 여럿이다. 복잡한 내부이지만 상당히 넓었다. 집 두 채를 확장한 거다.

가격표를 보니 이게 웬일인가! 보통의 도가니탕집에 비해서 엄청나게 저렴하다. 5000원 정도로 기억한다. 당시 4000원 정도 하던 설렁탕보다 1000원 정도 더 비싼 거니 다른 도가니탕집에 비해서 반값 수준이랄까? 

지금은 원래의 자리가 재개발이 되는 바람에 건너편 대신고 근처로 이전을 했다. 만원이다. 여전히 일반 도가니탕집에 비해 저렴하다. 하지만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은 두 배가 넘는다. 게다가 국물은 무한리필이다. 

도가니탕을 잘 모르는 어떤 이는 '도가니수육은 별로 없고 스지(우건)만 잔뜩 주더라'고 불평을 하던데 그건 너무 무지한 얘기다. 도가니 한 벌을 끓여봐야 살점은 많이 나오질 않는다. 그걸 보충하려고 식감이나 맛이 거의 비슷한 스지를 넣은 건데 아는 사람은 잘 알듯이 스지가 결코 싼 부위가 아니다. 

지금은 70년째 도가니탕이라고 깔끔한 간판이 붙어있고 현대식 건물이 깔끔하나. 맛은 변함이 없고 양 또한 전혀 줄지 않았다. 다만 시간이 흐르다 보니 지금은 만원인데 이 또한 다른 집에 비할 바가 아니다. 

삼청동공원 입구의 부영도가니탕도 내공이 대성집에 뒤지지 않는다. 이정환 기자 tom5148@ifocus.kr

부영도가니탕은 크기가 작다. 할머니 혼자서 운영을 하는데 손님이 많을 땐 할아버지가 일손을 거들기도 한다. 이정환 기자 tom5148@ifocus.kr

몇 년 전에 대성집에 견줄만한 도가니탕집을 삼청공원 입구 근처에서 발견했다. '부영도가니탕'이다. 할머니가 운영하는 테이블이 몇 개 안 되는 조그만 식당인데 맛과 양에서 대성집 못지 않다. 다만 대성집보다 2000원이 더 비싼 1만2000원이다. 하지만 대성집이 워낙 저렴해서 그렇지 부영집이 그리 비싼 집은 결코 아니다. 

필자는 이 두 집과 견줄만한 도가니탕 전문식당을 아직까지는 발견하지 못했다. 

이정환 기자  tom5148@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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