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추경안 등이 처리된 후 산회되자 의원들이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17.7.22/뉴스1

자유한국당은 지금 '재판 중' 이다. 부산 엘시티(LCT) 비리에 연루된 배덕광(재선·부산 해운대을) 의원이 4일 1심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과 형법상 뇌물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징역 6년에 벌금 1억원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정책위의장을 맡았던 이현재(재선·경기 하남) 의원도 지난달 14일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배 의원과 이 의원처럼 법원을 드나드는 한국당 소속 의원은 10여명이다. 이중 배 의원을 포함해 김진태·권석창·박찬우·이철규 등 5명이 당선무효나 의원직상실형을 선고받았다. 국회의원이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거나,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게 되면 의원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김진태(재선·강원 춘천) 의원은 지난달 19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 공약이행평가 71.4% 강원도 3위'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발송한 것이 허위사실공표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권석창(초선·충북 제천단양) 의원은 국가공무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권 의원은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으로 재직 중 지인에게 새누리당 입당원서 100여장을 받아달라고 부탁했다.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다. 권 의원은 지난달 10일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  

박찬우(초선·충남 천안갑) 의원은 공직선거법상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지난 2월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박 의원은 지난 총선 전 단합대회를 열어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철규(초선·강원 동해삼척) 의원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자신의 블로그에 고등학교 학력을 허위로 게재한 사실 등이 인정돼 지난 2월 1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들 4명 의원은 모두 항소해 현재 2심이 진행중이다. 

이현재 의원과 이군현 의원, 최경환 의원 등은 아직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현재 의원은 경기도 하남 열병합발전소 건설과 관련해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지난달 14일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이 의원은 2일 정책위의장에서 물러났다. 한국당 당규 제22조에 따르면 '뇌물과 불법정치자금 공여 및 수수, 직권남용 등 부정부패 범죄'에 연루된 사람은 기소와 동시에 당원권이 정지된다.

최경환(4선·경북 경산) 의원은 자신의 지역사무소에서 일한 인턴을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채용하도록 압력을 넣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구체적 혐의는 직권남용과 권리행사방해, 강요 등이다. 검찰은 2016년 1월 최 의원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재조사 끝에 지난 3월 재판에 넘겼다.

이군현(3선·경남 통영고성)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8월부터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의원은 2011년 7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보좌진 급여 2억4600만원을 돌려받아 국회에 등록되지 않은 다른 직원의 급여와 지방 사무소 운영비 등으로 쓴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자유한국당의 의석은 107석이다. 이들 의원 8명의 당선무효나 의원직 상실이 확정된다면 한국당은 원내 100석이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1990년 3당 합당으로 민주자유당이 탄생한 이래 보수정당의 의석이 100석 이하로 떨어진 경우는 사실상 없었던 일이다. 

문장원 기자  moon3346@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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