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7.7.28/뉴스1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국민의당의 갈등이 재점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추미애 대표가 31일 국민의당을 향해 날선 말들을 쏟아내면서 국민의당이 법적·정치적 책임을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 상황을 바라보는 우원식 원내대표의 마음이 편할 리 없다. 

이 날은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가 예정됐던 날이다. 추 대표는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그분(박지원)이 직접 개입했거나 보고를 받았다고 본다"며 지도부 개입론을 또다시 주장했다. 다분히 의도적인 '도발'이었다.

검찰은 이날 안철수·박지원 전 대표와 이용주 의원 등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국민의당은 즉각 추 대표에 대한 반격에 착수했다.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추 대표는 검찰 수사와 너무 동떨어진 허구로 우리당을 모욕했기에 정치적 법적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다음달 2일엔 정부의 세법 개정안이 발표된다. 부자증세를 위해 야권의 협조가 절실한 우원식 원내대표로선 추 대표와 국민의당의 갈등이 달가울 리 없다. 당초 '여야정 협의체'를 통해 증세 문제를 풀어가려고 했던 우원식 원내대표의 입장에선 암초를 만난 셈이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부자증세는 국민의당·바른정당과의 협상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는 지적에 "구체적으로 나오는 안에 대해서 각 당의 입장이 정리가 될 것"이라면서 "여야정 협의체에서 각 당의 입장을 충분히 테이블에 올려 놓고 논의를 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당이 추 대표의 발언을 문제 삼아 다시금 국회 보이콧을 선언하거나 협상에 어깃장을 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추경 2라운드가 펼쳐지는 셈이다. 세법 개정안은 예산안 부수법안으로 지정해 본회의 자동상정이 가능하다지만 여야 갈등이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신(新) 3당공조를 통해 증세 돌파구를 찾으려던 우원식 원내대표의 구상에 차질이 생기는 셈이다. 

우 원내대표에게 숙제를 안긴 추 대표는 다음달 4일까지 휴가를 떠났다. 추 대표는 인터뷰에서 지난 추경안 처리 지연에 대해 "의원들이 외유한 것은 원내대표가 도장을 찍어줬기 때문"이라면서 "이런 보고를 당대표인 제게는 하지도 않았다. 어느 쪽이 문제인지 판단해보라"고 했다. 예사롭지 않은 추 대표의 '뒷끝'이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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