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휴가를 보내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경남 양산시 매곡동 사전 인근 통방사를 찾아 상묵 주지스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통방사 제공) 2017.5.22/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6박7일 일정으로 여름휴가를 떠났다. 휴가지는 강원 평창과 경남 진해다. 첫 여름휴가지만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인해 다소 불편한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애초 29일 가려던 휴가를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하루 연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휴가를) 간다"고 했다. 그러나 '베를린 구상'에 빨간 불이 들어온 시점에서 마냥 휴가를 즐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경우는 문 대통령 뿐이 아니다. 역대 대통령들 역시 국내외 현안과 재난 등으로 마음 편히 휴가를 즐기지 못했다. 휴가를 가지 못한 경우도 다수 있다. 

취임 후 첫 여름휴가를 맞은 박근혜 대통령이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남 거제시 저도에서 휴가를 보내는 사진을 등록했다. (출처 박근혜 대통령 페이스북) 2013.7.30/뉴스1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7월 경남 거제 저도로 첫 여름 휴가를 떠났다.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가 진행중이었다. 여야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실종을 두고 극한 대립으로 치달았다. 정국 조정자 역할을 해야할 박 전 대통령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당시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조사 진행중에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국조위원들 모두 휴가를 간 건 국민과 국회를 우롱하는 태도"라며 "당장 휴가지에서 돌아와 정치실종상태에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4년과 2015년엔 각각 세월호 참사·메르스 사태 등 산적한 국내 현안으로 외부 일정 없이 관저에 휴가를 보냈다. 

/ 이명박 전 대통령 페이스북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집권 첫 해인 2008년 7월 경남 진해의 해군 휴양지로 첫 여름 휴가를 떠났다. 휴가 일정을 잡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취임 직후부터 터진 소고기 파동과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 사건 등으로 정국이 어수선했다.

이 대통령은 휴가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참모진의 건의를 받아들여 일정을 잡았다. 다만 6박7일에서 4박5일로 기간을 단축했다. 2011년엔 중부지방 폭우로 휴가를 7월에서 8월로 연기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편안한 휴가와 가장 거리가 멀었다. 노 전 대통령은 2004년 탄핵소추, 2006년 태풍 에위니아로 인한 수해 등으로 휴가 때 관저에만 머물렀다. 임기 마지막 해인 2007년 7월엔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건이 터졌다. 노 대통령이 휴가를 간 건 2003년과 2005년뿐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8년 2월 취임 직후부터 휴가 일정을 잡지 못했다. IMF 외환위기를 수습하기 위해서였다. 임기 말에는 세 아들의 비리 연루와 효순이·미선이 사건, 지방선거 참패 등으로 별도의 일정없이 관저에서 휴식을 취했다.

문장원 기자  moon3346@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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