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옥류관의 물냉면 <사진제공=신은미>

군산의 뽀빠이냉면, 남한에서 가장 옥류관의 냉면과 비슷하다. 이정환 기자 tom5148@ifocus.kr

처음 평양냉면을 먹은 건 십여 년 전 강남 우래옥에서다. 평양냉면을 유난히 좋아하는 필자의 선배를 따라 갔는데 첫 느낌은 밍밍함 그 자체였다.

서울식의 자극적인 냉면맛에 길들여진 입맛은 그럴 수 밖에 없다. 서울식 물냉면은 달달하고 육향이 진하고 새콤한 산미가 강하다. 게다가 얼음이 들어있던지 살짝 살얼음이 낀 육수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면발은 쫄깃하다.

그런 자극적인 냉면맛에 길들여진 필자가 평양냉면의 밍밍한(?) 맛에 푹 빠지게 된 건 낙원동 유진식당에서다. 물론 유진식당의 물냉면도 처음부터 맛을 느낀 건 아니다. 유진식당은 안주들이 상당히 저렴하고 맛깔스럽다.

유진식당의 평양냉면, 가성비가 훌륭하다. 7000원이다. 이정환 기자 tom5148@ifocus.kr

편육이나 소수육 등과 술을 마시기 위해 위해 찾다가 '선주후면'의 맛을 알게 되면서 밍밍한 평양냉면이 입에 붙으니 분식점 냉면으로 불리는 서울식의 자극적인 육수가 질리게 된 거다.

을지면옥의 물냉면, 필자의 입맛에 제일 맞는다. 이정환 기자 tom5148@ifocus.kr

얼마 전 냉면을 좋아한다는 지인과 을지면옥의 냉면을 먹었는데 딱 두 젓가락을 먹더니 더 못 먹겠다고 한다. 그녀 또한 서울식 냉면맛을 상상하고 나왔던 거다.

평양식 물냉면집의 냉면은 메밀로 만들어져서 면을 가위로 자를 필요가 없다. 입술로도 면을 끊을 수가 있을 정도로 면발이 연하고 부드럽다.

유명한 평양냉면집은 평양면옥, 필동면옥, 평래옥, 을지면옥 등 주로 서울시내 중심가에 위치해 있었는데 요즘은 인기와 더불어 서울 변두리나 신도시에도 들어서기 시작했다.

예전엔 나이 지긋하신 이북출신의 어르신들이 주 고객이었다. 하지만 평양냉면의 맛에 빠진 젊은이들이 갈수록 늘기 시작한다. 게다가 정인면옥이나 유진식당, 서북면옥 등 저렴하지만 맛이 뛰어난 냉면집이 젊은 이들 사이에 인기다. 특히 맛객을 자부하는 이들 사이에 평양냉면이 트랜드가 됐다.

올초에 우이동 강북문화예술회관에 생긴 육면당의 평양냉면, 유진식당과 냉면값이 같다. 가성비가 뛰어나고 그 맛은 유명한 정인면옥과 비슷하다. 이정환 기자 tom5148@ifocus.kr

판교에서 유명한 서경면옥 직영점이 가로수길에 생겼다. 100프로 메밀로 만든 순면이 1만1000원이다. 육수가 훌륭하다. 이정환 기자 tom5148@ifocus.kr

얼마전 우이동에 생긴 육면당은 7000원대로 정통 평양냉면의 맛을 즐길 수가 있다. 어제는 두어 달 전 신사동 가로수길에 생긴 서동면옥에서 순면을 먹었는데 전통적인 평냉전문식당에 비해 결코 그 맛이 떨어지지 않더라.

평양냉면 맛을 잘 모를 때 금강산 옥류관에서 먹었던 평양냉면이 다시 한번 먹고 싶어진다.

이정환 기자  tom5148@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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