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관여한 혐의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7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2017.7.27/뉴스1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혐의에서 모두 무죄 선고를 받았다. 다만 국회에서 위증을 한 사실이 일부 인정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조 전 장관은 이날 법원 판결 이후 석방됐다. 조 전 장관은 "재판부가 저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이 받았던 혐의는 다음과 같다. △문예기금 등 지원배제 관련 직권남용 및 강요 △영화 관련 지원배제 관련 직권남용 및 강요 △도서 관련 지원배제 관련 직권남용 및 강요 △각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이다.

문예기금·영화·도서 등의 지원 배제가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핵심이다. 재판부는 이 부분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 국회에서의 위증 만을 일부 유죄로 판단했다. 조 전 장관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예기금 지원 배제는 2014년 1월 김기춘 청와대 전 비서실장의 지시로 박준우 전 정무수석과 신동철 전 소통비서관이 주도했다. 민간단체보조금 TF를 만들어 문예기금 지원 명단에서 정부에 반대하는 개인·단체를 선별해 배제토록 한 것이다. 

조 전 장관의 정무수석 임명일은 이로부터 5달이 지난 2014년 6월14일이다.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이 신 전 비서관으로부터 TF 활동 결과 등을 개략적으로 보고 받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보고 당시 정무수석실에서 문예기금 지원 배제 명단을 검토해 지원을 배제하고 있다는 내용까지 보고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이 영화 부분 지원 배제에 관여한 점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김기춘 전 실장은 '천안함 프로젝트'를 상영한 대구 동성아트홀과 '다이빙벨'을 상영한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불이익 조치'를 지시했다. 

'천안함 프로젝트'를 상영한 동성아트홀에 대해 영진위가 예술영화전용관 지원을 보류한 것은 2014년 4월24일의 일이다. 조 전 장관이 정무수석으로 부임하기 전이다.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이 지원 배제를 지시하고 실행에 가담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했다.  

'다이빙벨'은 경우가 조금 다르다.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이 다이빙벨 상영저지의 파장을 최소화할 방안을 추진했다고 봤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직권남용이 성립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지원예산을 삭감한다'는 보고 내용에 대해 조 전 장관이 공유하거나 관여했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독립영화전용관 지원 배제에서도 지시나 승인·개입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했다.

도서 관련 지원 배제는 청와대가 2014년 11월 세종도서(우수도서) 최종 3차 심사 과정에서 특정 작가의 작품을 배제하도록 지시한 것이다. '종북콘서트’ 논란 당사자인 재미동포 신은미 작가의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가 문제였다. 

재판부는 신 작가 작품의 우수도서 선정 취소와 세종도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봤다. 또 조 장관이 선정 취소에 직접 관여한 증거도 없다고 봤다. 신 작가의 책은 세종도서 3차심사가 완료된 2015년 1월에 취소됐다.

문장원 기자  moon3346@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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