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군자 할머니가 23일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사진제공=나눔의 집

위안부 피해자 김군자 할머니가 23일 오전 8시4분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세다. 김군자 할머니는 지난 1998년 이래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서 거주해 왔다. 

나눔의 집에 따르면 1926년 강원도 평창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10대에 부모를 여의고 1942년 중국 지린성(吉林省) 훈춘(琿春) 위안소로 강제동원됐다. 우리나이로 17세 때다. 

2007년 2월 마이크 혼다 미 연방 하원의원이 주최한 일본군 위안부 청문회에서 그는 "하루에 40여명을 상대로 성노리개가 돼야 했고, 죽지 않을 만큼 맞아서 고막이 터졌다"고 증언했다. 

그는 위안부 생활 3년 동안 7번 자살시도를 했다. '죽지 않을 만큼 맞아' 터진 고막 때문에 왼쪽 귀는 들리지 않는다.  

김 할머니는 1945년 해방 직후 중국에서 38일간을 걸어 귀국했다. 함경북도 성진에서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와 만나 동거하기도 했다. 그러나 남자의 부모의 반대가 극심했고, 남자는 자살했다. 

임신까지 한 김 할머니는 이후 월남을 한 뒤 아이를 낳았다. 아이는 5개월 만에 숨졌다. 이후 김 할머니는 혼자 생활해오다 1998년에 나눔의 집에 입소했다. 

그는 생전 한국정부로부터 받은 배상금을 모아 아름다운 재단에 1억원, 나눔의 집에 1000만원, 한 천주교 단체에 1억 500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김 할머니의 빈소는 경기 성남 분당구 차병원 지하1층 특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5일이며 장지는 나눔의 집 추모공원이다. 

남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는 이제 37명이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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