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2017.7.20/뉴스1

문재인정부가 '부자 증세'에 시동을 걸었다. 당정청이 발맞춰 논의를 주도하며 본격적으로 증세 드라이브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포문을 열었다. 김 장관은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증세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장관은 "재정 당국에서 내놓은 재원조달방안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며 "소득세율 조정 등 증세 문제를 갖고 정직하게 얘기하고 국민 토론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 장관은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하려던 시점에 "기자들은 있어도 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반발이 큰 이슈인 증세에 대해 필요성을 숨기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행정안전부 장관의 '증세' 발언 뒤엔 여당 대표의 발언이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추미애 대표가 공개적으로 '증세'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추 대표는 "초 대기업·고소득자에 대한 법인세 및 소득세 과세구간을 하나 더 신설하자"고 밝혔다. 추 대표는 "법인세를 손대지 않으면 세입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며 "법인세 개편으로 소득주도 성장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부 국무위원도 공감대를 표시했다"며 "당과 정부가 함께 관련 내용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우원식 원내대표가 21일 논의를 이어갔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증세에 대해 정상화하는 논의를 이제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한쪽으로만 몰린 돈을 정부를 통해 재분배하는 모양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된다"고 했다. 

이틀 연속 당정청이 공개적으로 증세를 언급한 만큼 사전조율이 있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문재인정부가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핵심정책을 추진하는 시점인 만큼 현실적인 재원 조달방안 마련이 시급한 탓이다. 반발이 클 수밖에 없는 증세 이슈를 지지율이 뒷받침되는 집권 초기에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백준무 기자  jm.100@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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