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수석 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2017.7.13/뉴스1

'최저임금 1만원'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2018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이 7530원으로 확정되면서,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문재인정부의 공약 실현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최저임금 1만원'은 한국 노동계의 숙원이다.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시민 사회에서도 폭 넓은 공감과 지지를 얻었다. 우리리서치가 지난 4월19일 참여연대의 의뢰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6.2%가 "최저임금 1만원으로 인상에 찬성"했다. 

19대 대선 당시 후보 5명 모두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소득주도 성장론을 내세운 문 대통령이다. '최저임금 1만원'이 정부의 핵심과제로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에 결정된 최저임금(시간급 7530원)은, 대선 후보 시절의 공약(7481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2017년 6470원인 최저시급을 2018년 7481원, 2019년 8649원, 2020년에 1만원을 달성하겠다고 공약했다.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은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여러 가지 대책을 만들어가면서 (최저임금 인상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최저임금 확정 다음날 바로 발빠르게 후속 대책을 내놓았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의 경영 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재정에서 직접 지원하는 방안, 불공정 거래 관행 근절, 소상공인·영세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지원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후유증을 최소화해 반발을 줄이고, 최저임금 인상의 당위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또한 같은날 논평을 통해 "포용적 성장의 첫 걸음을 환영한다"며 "자영업자와 중소기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한 보완책을 함께 고민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최저임금의 단계적 인상에 힘을 싣고 있는 모습이다. 

최저임금위원회의 달라진 풍경 또한 '최저임금 1만원'의 실현 가능성을 높인다. 지난해 7월 최저임금위원회를 탈퇴한 양대노총이 11개월만에 복귀해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15일 "새 정부의 공약, 집권여당의 제도 개선 약속이 있는만큼 다시 협상장에 앉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고 복귀의 변을 밝힌 바 있다.

노동자 측 위원과 사용자 측 위원은 11차 전원회의까지 치열한 줄다리기 끝에 각각 최종안을 내놓고 표결에 부쳤다. 최종 표결은 15대 12. 노동자 측 위원과 사용자 측 위원이 각각 9명씩임을 감안하면 공익위원 6명은 노동자 측의 안을 지지한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임명하는 공익위원은 사실상 정부의 입장에 영향을 받는다. 문재인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의지로 해석 가능한 대목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경영계의 반발이 거세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6일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환경을 심각히 악화시키고 일자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결국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의 관건은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대책의 실효성에 달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백준무 기자  jm.100@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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