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문준용 씨 취업 특혜 의혹 및 이유미 제보조작 사건 진상규명 특검법안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헛기침 하고 있다. 2017.7.13/뉴스1

국민의당에 이어 바른정당도 '문준용 특검법'을 13일 발의했다. 자유한국당은 대선 기간 중이었던 지난 5월1일에 이미 문준용 특검법을 발의했다. 원내교섭단체를 꾸리고 있는 4당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이 특검법을 발의한 셈이다. 

그런데 법안이 이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설 특검법이 제정된 뒤 별도의 특검법을 만들어 사건을 수사했던 경우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이하 국정농단 특검)' 밖에 없다. 법안의 세부 내용을 들여다본다면 '문준용 특검'은 역대 최대 규모였던 국정농단 특검과 거의 '동급'이다.

야3당이 지난 2006년 문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입사를 둘러싼 논란을 박근혜정부의 국정농단 수준으로 다루려 한다는 의미다. <포커스데일리>는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발의한 문준용 특검법의 내용을 '인포그래픽'으로 정리했다. 

특검법은 △수사 대상 △임명 주체 △특검 규모 △수사 기간 등을 규정한다. 어떻게 규정되느냐에 따라 특검의 '힘'과 수사의 '방향'이 결정된다. 

먼저 수사 대상과 관련된 부분이다. 문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취업 특혜 의혹은 공통으로 포함돼 있는 수사 대상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여기에 더해 이유미씨의 제보 조작 사건을 포함했다. 

자유한국당의 수사 범위는 '어마어마'하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640만 달러의 뇌물을 수수했다는 의혹과 2007년 유엔 대북인권결의안 기권 과정까지 조사하자고 주장한다. 특검더러 '표적 수사'를 하라고 주문한 셈이다. 대상은 당연히 문재인 대통령이다. 

다음은 특검의 추천과 임명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특검법에 따르면, 특검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합의해 추천한 후보 2명 중 1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이번 사건과 관련없는 정당이 합의해 추천'이라고 규정했고, 바른정당은 '자유한국당 및 바른정당과 합의해 추천'이라고 규정했다. 

자유한국당은 자신들이 합의해 추천한 후보 2명을 '대법원장'이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른 야당은 무시한 채 자신들이 추천한 후보를 임명토록 한다는 것이다. 국정농단 특검의 경우 당사자였던 새누리당을 제외한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합의해 두 사람을 추천했고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했다.

특검의 규모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검과 일치한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특검이 특검보 4명과 파견검사 20명, 파견공무원 40명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특검과 일치한다. 다만 국민의당은 특검보 2명과 파견검사 10명, 특별수사관 20명 이내로 규정했다. 

국정농단 특검의 수사 대상은 박근혜·최순실·우병우 등 수많은 인물들이 얽혀 있는 총 14가지의 사건이었다. 문준용씨의 취업 특혜 의혹과 이유미의 제보 조작 사건 등 고작해야 2가지 수사 대상을 규정해놓고 국정농단 특검급의 규모를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수사 기간은 3당 모두 '준비 기간 20일, 수사 기간 70일'로 규정하고 있다. 1회에 한해 30일간 연장이 가능하다. 최장 120일간 수사를 할 수 있는 셈이다. 이 역시 국정농단 특검과 같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14가지 사건을 수사했던 국정농단 특검과 같은 기간을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상설 특검법과 비교한다면 오히려 길다. 상설 특검법은 준비 기간 20일에 수사 기간 60일로 규정하고 있다. 

앞서 살펴봤듯이 야3당이 발의한 특검법은 다소 '황당'하다. 문준용씨의 특혜 취업 의혹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과 같은 선상에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사리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문장원 기자  moon3346@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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