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장맛비가 시작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복도에 비에 젖은 우산들이 널려 있다. 2017.7.3/뉴스1

국회가 14일 '사실상' 정상화 됐다. 내각 인사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으로 공방을 지속하다가, 전날(13일) 청와대가 나서면서 상황이 정리된 것이다. 국회는 이날 오후부터 추가경정예산안 및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의 심사를 재개할 예정이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전날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동철 원내대표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임 실장은 추미애 대표의 발언에 대해 '대리 사과'했다. 국민의당에 따르면 임 실장은 "추미애 대표의 발언으로 오해가 조성되고 그로 인해 국민의당에 걱정을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 실장의 대리 사과를 받은 국민의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추경 및 정부조직법 개정안 심사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의 임명 강행에 반대, 국회를 보이콧하고 있던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도 이날 국회 보이콧을 풀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 후보에 대해 '자진사퇴'라는 형식을 빌어 지명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직후 송영무 국방부 장관을 임명했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의 진정성 있는 양보는 없었지만 오직 국민 만을 위해 추경과 정부조직법 심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이날 의총 직후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에게 5대 원칙을 무시하고 이렇게 인사에 난맥을 보인 데 대해 진정어린 사과성 발언을 해달라고 요청을 계속 한다"는 전제를 걸고 "국회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국회가 공전을 멈추고 재개됐지만 여전히 문제가 쌓여있다. 야당이 공무원 증가를 위한 예산을 배정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정 원내대표는 "세금으로 공무원의 수를 늘리는 것 안된다"며 "제일 중요한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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