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HOME 전국 울산
''10부제 위반'' 의원은 봐주고 서민은 경고장? 시민단체 "의원들 법 지키고 국회 사무처가 단속해야" 촉구
  • 승인 2004.09.08 18:25
  • 댓글 0


 국회 사무처, 의원.관용 차량 단속 안해 

 국회의원 특권 변함 없다? 
 
높은 기름값으로 인해 정부 공공기관, 지자체, 기업 등이 앞다퉈 10부제나 7부제, 5부제를 실시하고 있다. 자율제의 성격이 많으나 일부에서는 10부제를 위반한 차량은 아예 출입을 못하게 하거나 단속을 실시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경우도 있다. 월드컵 같은 국제 행사에서는 국가와 시가 나서 민간에 대한 강제 10부제를 실시하기도 했다. 이를 위반했을 때 벌과금도 물리는 등 강력한 규제였다.
 
그런데 시민에게는 10부제를 강제하면서 국회의원들에게는 면제부를 준다면 특권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17대 국회에서는 이런 모습은 적어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런데 기대는 어긋났다.
 
지난달 26일 오전 9시 40분께 국회 본청 앞. 천성산 환경영향평가 재실시를 촉구하는 여야 의원들의 기자회견을 취재하러 기자는 국회를 방문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차량들은 꽉 차서 주차할 공간이 거의 없었다. 공익요원들이 주차규칙을 위반한 차량들을 부지런히 단속하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 ''10부제''를 위반한 차량이었다. 주차위반차량에게는 아주 강력한 벌칙인, 주차위반 경고장이 붙는다. 이 딱지(경고장)는 좀처럼 손으로 그냥 떼내기 어렵다.

          
 
지난달 26일 10부제를 위반한 끝자리 ''6번'' 차량들에게 국회 사무처가 ''주차위반 경고장''을 부착해 놓았다.  
 
 
이어지는 10부제 위반 차량들
 
주위의 차들 14대 중에서 4대가 10부제를 위반해 경고장이 부착되어 있었다. 거의 30%에 가까운 비율이었다. 이렇게나 많이 10부제를 위반하다니. 내 차 번호판과 날짜를 살폈다. ***4. ''오늘이 26일이니 내 차는 아니구만. 나도 조심해야지.''
 
국회 본청 앞으로 향했다. 기자증을 부착하고 들어가려다, 엉뚱한(?) 생각이 발동했다. 어제(25일)인가 본 뉴스가 생각났다. 10부제를 위반한 차가 버젓히 국회로 들어오는 장면과 반면 다른 기관에서는 단속을 받는 차를 비교한 보도였다. 이곳에서 잠시 기다려볼까? 그런데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
 
체어맨 기종의 대형승용차가 국회 본청 앞에 주차되어 있었다. 차량 번호는 ''***6''이었다. 10부제를 위반한 차량이었다. 그 옆에는 또 다른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는데 10부제를 위반하지 않았지만 출입문 앞쪽에 바짝 붙어 있어서 다른 사람들의 통행에 불편을 초래하고 있었다. 물론 둘 다 국회의원차량이었다. 

         
 
국회 본청 앞에 주차단속 요원이 지키고 서 있지만 10부제를 위반한 의원차량을 단속하지 않고 있다.일반 차량은 본청 앞에 주차할 수 없지만 의원차량은 주차하고 있다. 사진에 드러나듯 출입문까지 막아선 채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단속은 없다'' 국회의원차는 면죄부

 10부제를 위반한 의원차량에는 단속딱지(주차위반 경고장)가 붙어 있지 않았다. 옆에서 차량 통제를 하는 공익요원에게 물었다.
 
"왜, 이 차는 단속을 안 하죠? 일반 시민 차는 경고장을 붙이잖아요."
 
슬금슬금 눈치를 살피던 공익요원은 "위(국회 사무처)에서 단속하지 말라고 그랬어요."
 
"일반 차는 여기 앞에 못 대잖아요. 의원 차는 여기 주차해도 상관없나요?"
 
"본청 앞 구역은 의원차량 구역이에요."
 
시민들은 위반하면 강력한 경고딱지를 붙이면서 국회의원차는 봐준다? 이거 옳지 않은 처사 아닌가? 기자는 차량을 촬영하고, 차량을 식별할 수 있는 뭔가를 수첩에 기록했다.

 .        

         
 
10부제를 위반한 국방부 등 정부기관의 관용차량들도 단속하지 않고 있다. 국방부 차량은 아예 "우린10부제 그런 것 적용 안 받는다"고 말했다. 
 
그런데 10여분 국회 본청 앞에 서서 기다리니 각 정부기관의 관용차량들이 상임위 관계로 들어왔는데 10부제를 위반한 차량이 한 둘이 아니었다. 관용차량은 10부제 적용 받지 않는다? 역시 주차를 감시하는 공익요원들은 이들 힘 꽤나 쓰는 차량은 단속을 실시하지 않았다.
 
국방부 표시가 된 차량 운전자에게 물었다. "10부제 하는 것 아십니까? 왜 10부제를 위반하시죠?" "우리 차는 10부제 적용 안 되요." "국방부 어느 부서죠?" "그런 것 밝힐 필요 없어요."
 
증거물(?)을 수집한 기자가 본청 안으로 들어가자 한 관계자가 부랴부랴 와서는 물었다. "**일보입니까?" "아니요. 시민의 신문입니다. 왜 그러시죠?"
 
"그거 나가는(보도되는) 것입니까?"
 
"예. 시민들 차량은 단속하면서 의원 차는 봐 주는거죠?"
 
"(기사를) 올려요. 고쳐야 됩니다." 
 
"근데 공익요원이 그러는데 국회의원 차는 10부제 위반 단속하지 말라고 사무처에서 지시를 했다면서요?"
 
"아뇨. 그건 사실과 달라요. 명시적인 지시가 내려온 게 아니고... 만약 우리가 (의원차량을) 단속을 하면 그 뒷감당(의원 등의 압력이나 질책을 말함)을 어떻게 당해내겠어요? 알아서 기는거죠."
 
국회 사무총장 각 의원실에 10부제 준수 요청 공문
 
이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기자는 본청 6층의 서무계로 향했다. 서무계 벽에는 바로 며칠전 국회 사무총장이 보낸 ''회기중 주차질서 확립에 대한 안내문''이 게재되어 있었다. 각 의원실에도 보내졌다.

                 
 
국회 사무총장이 각 의원실에도 보낸 회기중 주차질서 확립에 대한 안내문. 
 
 공문에는 분명히 "10부제 위반차량" 등에는 "주차위반 경고장을 부착"하라고 명기되어 있었다. 10부제를 위반한 의원 차량에 주차위반 경고장을 부착하지 않은 것은 국회 사무총장이 보낸 지시 공문을 국회 사무처 스스로 위반한 꼴이었다.
 
서무계장을 만나 "왜 10부제를 위반한 의원 차량을 단속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서무계장은 "단속을 할 것"이라면서 얼버무렸다. 재차 물었다. "일반 차량은 단속하면서 의원차량은 왜 단속하지 않는가?" "......" 답변을 못했다.
 
차량번호를 대며 누구 차인지 알 수 있냐고 물었다. 서무계장은 "알려줄 수 없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개혁 약속한 국회가 스스로 특권 행사

17대 국회 개원 이후 김원기 국회의장은 변화하는 국회, 열린 국회를 만들자며 국회 개혁을 약속했다. 그런데 국회 사무총장이 보낸 공문을 국회 사무처가 스스로 무시하고, 의원들은  10부제를 버젓히 위반하고, 단속도 받지 않는다. 그러면서 일반 시민들은 주차위반 경고문을 어김없이 부착한다. 더욱이 회기중에 국회에 가보면 알겠지만 턱없이 모자란 주차공간에 시민들과 민원인들은 차를 주차시킬 공간이 없어서 이리 뺑뺑 저리 뺑뺑 돌다가 겨우 주차를 시켜도 주차위반이란 딱지를 선물 받는다.

          
 
반면 국회의원들은 국회 안에서 10부제를 실시해도 버젓이 차량을 몰고 국회로 나온다. 공익요원들이나 경위들은 감히 무서워서 단속도 하지 못한다. 힘없는 공익요원이나 경위들이 국회의원과 대적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 10부제를 위반하고 단속을 받지 않은 국회의원 차량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기자는 8월말에서 9월초까지 뒤늦은 휴가를 다녀왔다. 한참이나 지났지만 10부제를 위반한 이 의원차량의 주인공을 확인했다.
 
경남 양산시가 지역구인 한나라당 김모 의원의 차량이었다. 지난달 26일 당일 김 의원은 재정경제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서 차량을 이용했다. 확인 결과 김 의원의 관계자는 당일이 10부제를 하는 날일 사실을 알면서도 윗분을 모시기 위해서 차량을 국회로 끌고 들어온 것이다. 국회 사무총장이 공문을 보냈지만 소용 없었던 것이다. 

        
 
국회 출입구에서 10부제 실시 안내판이 부착되어 있지만, 동편 출입구의 경우, 의도적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10부제 번호를 반쯤 가려놓고 있었다. 밖에서 국회로 들어올 경우, 확인할 수 없었다. 국회의원, 관용차량 등 일부 특권층들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해서인가? 

지난 6일 국회 안에는 10부제를 위반한 힘꽤나 쓸 것 같은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국회 사무처는 이 차량들은 단속하지 않고, 힘없는 서민들 차량만 열심히 단속했다.

          
         

지난 9월 6일 국회. 10부제를 위반한 일반 차량들에 어김없이 10부제 위반 경고장이 부착되어 있었다. 그런데 힘꽤나 쓸 것 같은 고급승용차들은 경고장이 없었다. 국회 본관 앞도 그랬고, 의원회관도 마찬가지였다. 서민들에겐 10부제를 강제하면서 의원들, 정부 고위관료들은 10부제를 외면하고, 빠져나가는 특권문화가 오늘도 국회에서 계속되고 있다.
 
시민단체 "의원들 법 지키고 국회 사무처가 단속해야" 촉구

 열린우리당 K모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각 의원실에 국회 사무처의 공문이 내려온 게 사실이다. 10부제 위반하는 의원들을 강력히 단속해야 할 것"이라면서 의원들부터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10년타기시민운동연합의 임기상 대표는 "10부제도 그렇고 자동차 공회전을 금지시키는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의원들은 여름에 에어컨 틀어놓고, 겨울엔 히터를 장시간 틀어놓는다"며 "누가 뭐라고 해도 지켜야 할 상식이고 국회는 움직이는 입법기관인데 자신들은 법을 지키지 않고 서민들보고 지키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임 대표는 국회 사무처의 책임 방기에 대해서도 "마땅히 단속을 해야 한다"며 "국회 사무처의 직무유기인데 단속해서 시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의신문>
이준희 기자
peace@ngotimes.net
 


 

  who6020@hanmail.net

<저작권자 © 포커스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