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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새만금 세계잼버리, 무엇이 진짜 문제인가?박철웅 백석대 청소년학과 교수 (전 여성가족부 청소년정책자문위원장)
  • 홍종오 기자
  • 승인 2023.08.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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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대학교 청소년학과 박철웅 교수. [사진제공=동아경제]

큰 기대를 모았던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이하‘세계잼버리)’ 가 국민들의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연일 새만금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주최국 대한민국의 자긍심과 국격에 큰 상처를 주고 있다. 문화관광 프로그램 확대 등의 긴급대책으로 행사중단이라는 파국적 국면은 피해 가고 있지만 여전히 국민들의 가슴은 조마조마하다. 금번 세계잼버리 사태의 원인은 다음과 같은 근본적 문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첫번째, 기반시설의 조성과정과 완료일정이다. 나무 그늘 없이 황량하기만한 행사장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2017년 세계잼버리 유치 당해에 최소 3, 4년생 나무를 식재했더라면 지금은 10년생 나무가 폭염을 피하는 그늘이 되어주었을 것인데 왜 그것조차하지 않았을까. 세계잼버리 기반조성 추진과정의 실상을 알고 보면 이러한 희망은 상식이 아니라 과욕임을 알게 된다.

문제의 핵심은 부지조성의 완료시점이다. 부지조성사업은 부지매립과 진입교량, 내부도로 조성으로 구성되는데 유치 시점 이후 약 5년이 흐른 작년 22년 6월에 완료되었다. 행사시작 만 1년 전에야 겨우 부지조성사업이 끝난 것이다. 부지조성 후에야 가능했던 상·하수도 및 임시하수처리시설 등의 기반시설공사는 올해 5월, 세계잼버리 행사 3개월 전에야 완공되었다. 대집회장, 야영장과 화장실, 샤워장, 급수대 등은 올해 6월 행사 전 2개월 전에야 완료되었다. 기반시설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과 보수가 불가능한 일정이다. 코로나 기간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세계 170여개 국 4만 5천여명이 모이는 국제행사 기반조성의 일정으로 보기에는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2017년 세계잼버리 유치 이후 5년간 도대체 무엇을 했는가. 세계잼버리를 유치한 지자체의 진짜 관심은 무엇이었던가. 글로벌 청소년의 연대를 생각하는 미래 안목, 국익을 선양하는 애국심이었나, 아니면 공항, 도로, 지자체 홍보 등 세계잼버리가 가져다 줄 경제적 파생효과였는가.

두번째, 전문성의 결여이다. 지금은 캠핑과 야영이 트렌드인 시대이다. 대다수 국민들은 새만금에 펼쳐진 야영장의 풍경을 보며 자문했을 것이다. 2023년의 대한민국에서 진행되는 행사가 맞는가? 디테일로 들어가보자.

고도의 전문성이 아니라도, 캠핑을 한두 번 다녀온 사람이면 알 수 있는 기초적인 체크리스트에서 부터 문제가 나타난다. '테크(deck)', '타프(tarp)' 등이 그것이다. 먼저 '데크'이다.  '텐트tent)'를 치기 전에 지면의 열과 습기, 뱀과 같은 유해동물로 부터 보호하기 위해 ‘텐트’ 아래에 설치하는 '테크' 부터가 문제이다.

'데크'는  방부목 또는 합성목재를 사용한다. 그런데 행사에서 사용된 '데크'는 공사용품 적재나 화물 운반시 지게차용으로 사용되는 '펠럿(pallet)' 였다. 그것도 여러 개의 ‘펠럿’를 연결해서 ‘데크’로 활용하게 한 것이다. 야영전문가로서는 상상조차 못할 일이다. 주최측은 행사 전에 ‘텐트’수에 맞게끔 지면에서 1미터 이상의 높이로 고정용 '테크'를 설치해 놓았어야 한다. 이것은 야영 운영의 기본이다.

다음은 ‘타프'이다. 쉽게 말하면 태양열과 빛을 차단하는 그늘막이다. 하계 야영의 필수품이다. 각 ‘텐트’ 마다 설치하여야 한다. 그런데 '타프'가 보이지 않는다. 특이한 풍경 하나가 또 있다. 영내 물품이동용 캐리어(carrier)이다. 전통 리어카가 등장했다. 세계잼버리가 50년전 전통을 구현하는 자리는 아니지 않는가. 요즘 젊은이들이 사용하는 캠핑용 카트(cart)를 구경도 하지 못한 사람의 작품이다. 도대체 캠핑용품과 운용에 전문가의 자문과 검증이 있었는가, 아니면 납품에 문제가 있는 것인가? 행사 마무리 후에 반드시 확인할 사안이다.

세번째는 탁상행정이다. 세계잼버리연맹은 본 행사 시작 일년 전에 소위 '프리잼버리(free jamboree)' 개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본 행사 전의 리허설이라고 할 수 있다. 각종 시설과 설비가 완전히 갖춰진 상황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전체적인 운영시스템을 검증하고 드러난 문제점을 피이드백(feedback)을 통해 보완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금번 잼버리에는 '프리잼버리'가 없었다. 주최측은 코로나를 '프리잼버리'의 무산 이유로 제시하지만 충분하지 않다. '프리잼브리'를 위한 부지가 계획대로 2022년 8월전에 조성되었는지 사후평가에서 확인하여야 한다. 코로나 시기였다 하더라도, '프리 잼버리'의 사전점검의 취지는 어떤 모양으로든지 살렸어야한다. 소수 전문가들을 잼버리 시기와 기간에 준하여 각자 야영하도록 하여 피이드백을 받는 최소한의 조치가 있었는지 묻고 싶다. 잼버리조직위원회의 책임있는 인사가 근처 숲속팬션이 아니라, 행사 전 현장에서 며칠이라도 직접 야영체험을 하는 성의가 있었다면 문제의 상당부분은 미연에 방지될 수 있었다고 본다.

탁상행정은 전문성에대한 무지와 직결된다. 앞서 지적한 전문성의 부재는 탁상행정의 결과이다. 조직위원회의 정부부서소속의 당연직위원은 차치하고, 위촉직 위원 중에서 조차 청소년들의 트랜드를 이해하는 야영전문가가 보이지 않는다. 홍보에 유익을 주는 몇 사람만 시야에 잡힐 뿐이다.

이 모든 문제와 속타는 안타까움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엄연한 현실로 눈앞에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바로 자발적 결정으로 아직도 영내에 남아있는 3만 5천여명의 청소년들이다. 이들은 아직도 세계잼버리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지 않았다. 지금 이 시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일은 이들의 희망 찬 가슴에 넘치는 보람을 채워주는 일이다.

이미 영지를 떠나 독자적인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는 영국과 미국 등의 참가자들에 대한 후속조치도 중요하다. 조직위원회의 책임 있는 인사가 조기 철수한 나라의 지도자 및 참가자들과 직접 소통하고 최대한의 지원을 통해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지고 고국으로 돌아가도록 하여야 한다.

박철웅 백석대 청소년학과 교수 (전 여성가족부 청소년정책자문위원장)

 

 

 

홍종오 기자  focusdaegu@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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