년 급여 5,000만 원의 '공간파트너스' 대표 겸직 신고하고도 최근 3년 정도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중구의회 배태숙 의원.

중구의회 윤리특별위원회는 수의계약 비리의 실체를 규명하고 배태숙 의원을 제명하여야 한다.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을 위반한 대구광역시 중구의회(중구의회) 배태숙 의원에 대한 징계 여부를 심의한 중구의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30일 출석정지의 징계 처분 의견을 제시하였다. 중구의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제안한 배태숙 의원에 대한 30일 출석정지 징계 의견은 '공무원들에게 자료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갑질을 하고 서류를 무단 반출한 의혹'이 있는 의원들과 「중구의회 회의규칙」을 위반했다는 의원에 대한 30일 출석정지 징계 의견과 같은 것이다.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중구의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배태숙 의원에 대한 30일 출석정지 징계 의견을 제시한 이유는 "감사원 감사보고서에서 배태숙 의원과 중구청 계약 간 연결고리를 밝히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감사원이 '대구 중구의회 의원의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위반 의혹 관련 감사보고서'에서 지적한 배태숙 의원 소유인 '공간파트너스'의 유령업체를 통한 중구청과의 수의계약은, '공간파트너스'가 한 일이지만 배태숙 의원이 한 일은 아니라는 의미인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배태숙 의원은 최근 3년 정도 '공간파트너스' 경영에 참여하지 않아 관련 계약 건에 대해 모른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그런데 배태숙 의원이 중구의회에 제출한 겸직신고 내역에 따르면 배태숙 의원은 2022년에 년 5,000만 원의 급여를 받는 '공간파트너스'의 대표를 겸직하였다.

중구청 누리집에 공개되어있는 계약현황에 따르면 '공간파트너스'는 2022년 6월 4일까지 중구청과 물품 등에 대한 계약을 하였다. 그런데 중구청과 ‘공간파트너스’의 계약은 대부분 1인견적 수의계약이다. ‘중구 청라국민체육센터 외부 사인물 등 제작 설치사업’의 경우 계약금액이 42,401,700원인데도 1인견적 수의계약으로 수주하였다. 이러한 계약은 '공간파트너스'가 여성기업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런데도 배태숙 의원은 최근 3년 정도 '공간파트너스'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최근 3년 정도 '공간파트너스'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배태숙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해도 문제이다. 배태숙 의원은 근무를 하지 않았는데도 년 5,000만 원의 급여를 받고, 여성기업이 아닌 '공간파트너스'가 여성기업의 특례를 적용받아 중구청과 1인견적 수의계약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성기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여성기업은 여성이 소유하고 경영하는 기업을 말한다. 여성이 직접 경영하지 않으면 여성기업이 아닌 것이다.

대구경실련이 중구의회 배태숙 의원의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위반 사안에 대해 특별히 주목하는 이유는 이 사안이 지방의원의 이해충돌뿐만 아니라 지방의회 의원과 집행부간의 유착비리, 나아가 지방자치단체와 기득권 카르텔의 유착에 따른 계약비리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감사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디자인회사 채움'은 '대표자 이외 직원이 없고 그 대표자가 디자인과 관련 없는 일용직 노동자'인 업체로 이 업체의 대표는 중구 및 중구의회와의 계약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그런데도 중구청은 약 20일 전에 사업자등록을 한 '디자인회사 채움'에게 불법주정차단속 경고장 제작을 1인 견적 수의계약으로 발주하였다. '디자인회사 채움'은 이후 중구청 5개과와 1개 동, 중구의회, 중구도심재생문화재단과 1인견적 수의계약으로 8건의 계약을 수주하였다. 중구청 등의 물품 및 계약담당자들은 계약 당사자도 모르는 계약을 하고 계약물품을 받은 것이다.

유령회사를 통한 「공간파트너스」와 중구청의 수의계약은 배태숙 의원의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위반일 뿐만 아니라 중구청의 심각한 수준의 계약 비리이다. 하지만 감사원은 이를 확인하고도 중구청에 '수의계약 체결 업무를 철저히 하라'는 정도의 처분만 하였다. 다만 중구의회 의장에게 배태숙 의원에 대한 징계 요구 등 필요한 조치를 하라고 통보하였을 뿐이다. 그리고 중구의회 의장은 징계 요구에 관한 조치만 하고, 중구의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는 이를 졸속으로 심의하여 배태숙 의원에 대한 30일 출석정지 징계 처분을 권고하는데 그쳤다.

중구의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의 100일 출석정지 징계 처분 권고에도 불구하고 중구의회 윤리특별위원회는 회의 일정이 급하게 정해진 점, 윤리특별위원장이 사퇴한 점을 등을 이유로 배태숙 의원에 대한 징계를 위한 회의를 연기했다. 중구의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의 심의가 부실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는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중구의회 윤리특별위원회는 유령회사를 통한 「공간파트너스」와 중구청의 수의계약 비리의 실체를 규명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물론 진상규명조차 방해하고 있는 배태숙 의원을 중구의회가 제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홍종오 기자  focusdaegu@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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