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립교향악단 공연 장면. [사진제공=경북도]

(안동=포커스데일리) 유성욱 기자 = 경북도립예술단(교향악단, 국악단, 무용단)에서 교향악단에 이어 무용단에서도 집단적 직장내 괴롭힘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현재 무용단에는 19명의 단원이 재직 중인데, 이 가운데 괴롭힘의 행위자로 지목된 2명을 제외하고 17명 중 거의 대부분인 14명이 직장내 괴롭힘의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동안 경북도립교향악단은 지휘자에 의한 직장내 괴롭힘이 광범위 하게 벌어져 단원 10여명이 극심한 고통을 당했고, 괴롭힘을 당한 단원들이 경상북도를 향해 괴롭힘을 멈추게 해 줄 것과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호소했으나 당시 경상북도는 무려 10개월 동안 조사를 핑계로 사건을 지연시키다가 괴롭힘이 아니라는 황당한 결론을 내리고 무마시킨 사실이 있다. 그런데 이와 유사한 직장내 괴롭힘 사건이 경북도립예술단 내의 무용단에서 또 다시 발생한 것이다. 

2019년~2022년 당시 교향악단에서 발생한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해 10여명의 단원들이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이 가운데 4명은 '제3자 가해'에 의한 공무상 재해가 인정되었음에도 경상북도는 여전히 직장내 괴롭힘을 인정하지 않았다. 교향악단의 직장내 괴롭힘 사건은 2022년 경상북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기본소득당 용혜인의원이 경상북도의 무책임하고 안이한 태도로 인해 단원들의 고통을 가중되고 있음를 지적하였고 경상북도는 철저한 재조사를 약속했으나 재조사에서도 여전히 직장내 괴롭힘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면피성 결론을 내고 무마시킨 전레가 있다.

지난 3월7일 경북도립무용단의 단원 17명 가운데 14명이 안무자와 훈련장에 의한 직장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며 경상북도에 진정을 제기하였다. 직장내 괴롭힘 진정이 제기된 이후 경상북도는 직장내 괴롭힘 행위자인 안무자, 훈련장과 피해자인 단원 14명을 공간적으로 분리하는 조치를 취하였으나 이는 형식에 그치고 있을 뿐, 행위자들에 의한 직장내 괴롭힘은 다양한 방식으로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안무자와 단원들은 비록 공간적으로는 분리되어 있으나 안무자는 단원들의 연습과 공연 여부를 결정하는 안무자로서의 권한을 그대로 행사하고 있어 직장내 괴롭힘은 변형된 형태로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안무자는 자신의 권한을 이용하여 단원들의 공연 출연 여부를 결정하고,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단원들에게 교묘한 방식으로 불이익을 주어왔는데, 경상북도는 안무자와 단원들을 공간적으로만 분리하였을 뿐 안무자로서의 권한은 그대로 인정하여 분리 이전과 이후에 별다른 차이가 없는 상황을 방치하여 변형된 형태로 괴롭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안무자는 직장내 괴롭힘 진정이 제기된 이후 직접적으로 단원들과 접촉하지 않으면서도 공연 연습에 필요한 음악을 제한하거나, 단원들의 소품을 보관하는 소무용실을 폐쇄하고, 공연 출연자 명단에서 제외시키고, 연습용 북을 감추고, 고성을 질러 단원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방법으로 단원들에 대한 괴롭힘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경상북도는 이러한 안무자의 행위를 제지하지 않고 오히려 공연 출연자를 정하거나 소무용실을 잠그는 것 등이 안무자의 권한이라는 이유로 방관하여 단원들의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경북도립예술단의 교향악단에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단원 10여명에 대한 지휘자의 집요한 괴롭힘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상북도는 이를 애써 부정하면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또 다시 무용단에서 14명의 집단적 피해자가 발생하는 상황이 초래된 것이다. 이는 무용단에서 현재 발생하고 있는 괴롭힘 행위는 경상북도가 초래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현재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조사위원회가 구성되어 피해사실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나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괴롭힘에 대해 경상북도가 안무자의 권한을 거론하며 공간적 분리 이외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심지어 경상북도는 피해자인 단원들이 연습을 게을리 한다면서 경고장을 발송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위를 하여 단원들이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기도 하다.

직장내 괴롭힘의 피해자인 무용단원들은 경상북도가 행위자와 피해자를 형식적으로 분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피해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계속하여 안무자의 권한을 운운하며 피해의 확산을 방치하는 것은 단원들의 고통을 더욱 심화시키는 것이며 경상북도가 오히려 단원들에 대한 2차 가해를 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유성욱 기자  noso8989@hanmail.net

<저작권자 © 포커스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