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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열대야 불면증, 이 또한 지나가리라"사공정규 동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ㆍ의학박사
  • 홍종오 기자
  • 승인 2022.07.30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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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정규 동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한 달 넘게 이어진 장마가 끝나자마자 폭염이 뒤덮고 있다.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열섬현상으로 밤에는 열대야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열대야는 7월말에서 8월초가 절정이다. 최근 들어 열대야 현상은 점점 심해지고 기간 또한 점점 길어지는 추세이다.

열대야는 우리에게 밤에는 잠들기 힘들게 하는 공포의 밤이 되게 하고, 낮에는 짜증, 피로감, 집중력 저하, 의욕상실 등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예로부터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는데, 불면증이 지속되면 불안증, 우울증 등의 정신건강 문제와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 대사질환까지 이어질 수 있다. “안녕히 주무셨습니까?”란 인사가 정말 실감나는 요즘이다.

열대야는 왜 우리를 잠들기 힘들게 할까. 열대야는 밤사이 최저 기온이 25℃ 이상 유지되는 현상이다. 왜 기온이 올라가면 잠이 들기 어려울까. 우리 몸이 잠들기 위해서는 체온이 0.3℃ 정도 떨어져야 한다. 침실 온도가 높은 환경에서는 우리 몸은 체온을 낮추기 위해 피부 밑에 있는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액순환 속도를 높이려 한다. 그 결과 교감신경이 흥분하게 되어 잠들기 힘들어진다. 열대야 수면의 특징은 잠이 들더라도 자주 깨며, 깊은 잠이 들지 못하고, 꿈을 꾸는 수면(REM수면)도 줄며,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몸이 상쾌하지 못하고 피곤이 가시지 않고 남아 있게 된다.

어떻게 하면 열대야로 인한 공포의 밤을 평안으로 맞이할 수 있을까. 열대야로 인한 불면증에서 벗어나려면 가장 효율적인 해결책은 당연히 침실 온도를 적절하게 맞추는 것이다. 손쉬운 방법은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의 냉방기를 활용해 침실 온도와 습도를 맞추는 것이다. 쾌적한 수면 온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약 20℃이고, 습도는 50%이다.

그러나 잠들기 전 에어컨 온도는 자신의 적정 수면 온도보다 약간 더 높게 설정해야 한다. 보통 에어컨은 잠을 자는 곳보다 높게 설치돼 있다. 대류 현상으로 상층 온도는 하층 온도보다 높아 센서가 감지하는 온도가 더 높기 때문이다. 보통 에어컨 희망온도를 24℃ 전후로 맞추면 평균 피부온도는 입면시 쾌적함을 느끼는 영역(피부 온도 34.5~35.5℃)에 도달한다.

그러나, 수면시 에어컨을 사용한다면 24℃로 계속 유지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수면을 ‘유도’하는 온도와 ‘유지’하는 온도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하지 않고 에어컨을 24℃로 유지하면 주변 기온이 떨어지면서 체온도 함께 떨어지고 추위를 느껴 오히려 숙면의 유지를 방해한다. 잠이 든 1시간 이후에는 희망온도를 26℃로 하는 것이 수면 유지에 좋다. 요즈음 에어컨에는 ‘열대야 모드’도 있다.

또한, 에어컨을 수면 중 계속 가동해서는 안 되며, ‘예약 꺼짐’, ‘취침 운전’ 기능을 활용해 일정 시간 후 가동을 멈추어야 한다. 왜냐하면, 지나친 에어컨 사용은 냉방병에 시달리게 하거나 노약자나 심혈관질환자의 경우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다.

에어컨 사용 없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잠들기 1~2시간 전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는 것이다.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면 체온이 내려갈 뿐만 아니라 각성시키는 교감신경이 진정돼 기분 좋게 잠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차가운 물로 샤워하는 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추신경을 흥분시키면서 피부 혈관이 수축돼 오히려 체온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열대야로 인한 불면증은 온도, 습도 등 수면환경만 개선해도 해결될 수 있다.

여름밤 잠 못 이루다 보면 일어날 수 있는 야식의 유혹, 술의 유혹 그리고 스마트 폰은 열대야 불면증의 적이다.

열대야 불면증에 가장 중요한 것은 불면증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여름이 더운 것은 자연의 이치이고, 더우면 잠들기 힘든 것은 인체의 이치이다. 불면증에 집착하면 불면증 환자이고, 집착하지 않으면 지나가는 일시적 현상이다. 열대야 이 또한 지나가리라.

홍종오 기자  focusdaegu@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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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불면증#폭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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