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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대안 중심 법제도개선ㆍ개혁투쟁 선언창립15주년기념 ‘교육주체결의대회’서 밝혀…
  • 승인 2004.05.24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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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새판짜기, 교육 판갈이에 나서겠다”

전교조ㆍ범국민교육연대가 “앞으로 공교육정상화를 위한 법과 제도 개선ㆍ개혁투쟁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선언해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그간 7차교육과정 반대ㆍ전국수준 학력평가 거부ㆍ지난해 네이스거부투쟁 등 ‘네가티브’ 투쟁을 주도해온 전교조가 공교육정상화를 중심으로 각종 교육현안에 대한 ‘대안’을 중심으로 한 ‘포지티브’ 투쟁을 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간 교육당국ㆍ정부와 극한대립을 되풀이해왔던 교육운동 지형이 지금까지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도 있는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이날 집회는 다양한 문화행사가 마련돼, 아이들의 손을 잡고 전국에서 참석한 참가자들
               을 즐겁게 했다. 사전집회로 열린 문예행사(위) 투쟁결의문 낭독 이후  전교조 노래패들
               이 '참교육의 함성으로'를 부르고 있다. <정용인 기자>
 

이 같은 전교조ㆍ범국민교육연대의 보다 유연해진 입장은 진보진영의 정치세력화 등에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 그간 민주노총도 “정부가 협력할 자세만 되어 있다면 노사정위에 복귀할 수도 있다”라고 밝혀온 전교조 전 위원장 출신인 이수호 체제가 성립했고, 또 17대 국회에서 민주노동당이 10명의 당선자를 내면서 진보진영의 제도권 내 정치세력화가 이뤄지는 등 ‘변화된 지형’에 따라 교육개혁운동도 원외와 원내에서 보다 다각화된 투쟁이 가능해진 상황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전교조 출범 15주년을 맞아 23일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된 ‘학교학원화 정책 저지! 수능폐지ㆍ대학평준화! 개혁입법 쟁취! 전국교육주체결의대회(이하 교육주체 결의대회)에 참석한 장혜옥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은 “전교조는 89년 출범 후 교육을 시장판으로 만드려는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에 맞서 10년 넘게 투쟁해왔다”라며 “그간 -1교시, 0교시, 파행적 보충수업ㆍ자율학습 시행에 대해 현장에서 부딫혀야 하는 우리가 때로는 눈치를 보고 주저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떨치고 거부에 나서자”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언론이나 학계에 이 문제에 대한 쟁점이 형성되어 있다”라며, “공교육대안을 중심으로 10명의 현장교사와 학부모를 조직하고, 이 10명이 다시 각자가 10명을 조직하는 식으로 확대시켜 나가면 신자유주의적 학교학원화 정책을 분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교조가 이처럼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진보진영의 제도정치진출 등 개혁입법을 위한 분위기가 형성되었을 뿐 아니라 실질적인 공교육대안을 관철시킬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교조ㆍ범국민교육연대는 이에 앞서 지난 11일 공공성에 입각한 민중진영의 공교육종합개편방안을 발표하고 이를 위한 범국민운동을 선언한 바 있다. 이날 장 부위원장은 “전교조ㆍ범국민교육연대가 조사한 결과 공교육강화와 교육개혁을 위해서는 26가지 법이 폐지되거나 개정되어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개혁입법을 통해 이 26개법을 우선적으로 바꿔야 하며, 국회 내에서는 민주노동당이, 장외에서는 전교조를 비롯, 학생ㆍ학부모ㆍ국민 등 모든 교육주체들이 사이버시위나 1인시위, 광범위한 서명운동, 집회 등 다양한 투쟁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4일부터 전교조는 △단위학교에서 불법보충ㆍ자율학습 등 불법ㆍ파행을 거부하는 선언과 실천 △학생과 학부모 등과 함께 공교육개편 ‘담론’투쟁 △공교육살리기 개혁입법투쟁 △모든 교육주체가 참여해 하반기 총력투쟁 전개 등의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표준수업시수 쟁취하자! 학교학원화 박살내고 교육판가리 시작하자! 정치판갈이 이뤄냈
              다 교육판갈이 쟁취하자! 등의 구호를 이날 집회에 참가한 전교조를 비롯한 전국  1만여
              교육주체들이 외치고 있다. <정용인 기자>

 

전국 1만여명의 교사ㆍ학생ㆍ학부모가 참가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교육주체 결의대회 행사는 참가자들의 열띤 관심와 호응 속에 진행됐다.

원영만 전교조 위원장은 “0교시, -1교시 살인적인 보충수업으로 수백만의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을 뿐 아니라 교사들도 쓰러지고 있으며,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노동자ㆍ민중이 자살하는 현실에서 어찌 우리가 희망을 말할 수 있는가”고 반문한뒤, “지금까지 우리의 투쟁은 시장주의 ‘열차’의 속도를 늦추는데 머물러왔다면, 이제는 민중진영이 마련한 공교육 개편안을 들고 열차를 끌어가는 운전수를 바꾸고 궤도를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왼쪽 부터 원영만 전교조 위원장,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 천영세 민주노동당 부대표.
              <정용인 기자>  

 

그는 △학교의 학원화 정책을 막아내기 위해 24일부터 학교현장에서부터 행동돌입 △입시제도를 개혁하여 학벌사회를 타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이를 위해 사립학교법의 민주적 개정과 표준수업시수 법제화와 교장선출보직제, 유아교육법 실현을 위한 노력할 것 △17대 국회가 개원했을 때 우선적으로 외국교육기관 특별법 등 민중의 이해와는 반대되는 악법 통과 저지 투쟁을 민주노동당 등 원내 개혁세력과 함께 벌일 것 등을 당면과제로 제시했다.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격려사에서 “과거 군사독재시절에 전교조가 투쟁을 벌이면 국민들은 지지지원을 했지만 지금은 우리가 보충자율학습 폐지를 요구하면 ‘그러면 당신들의 대안은 무엇이냐’고 반문하며 보수언론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등 노무현정부가 들어서면서 훨씬 어려운 정세가 조성되어 있다”며 “지혜롭게 상황에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각 부문별 노동자들이 모두 자기의 이해를 걸고 투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끝에는 신자유주의의 무차별적 공격에 맞서는 투쟁과 대안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갖고 있다”며 “교육문제는 전교조만 책임질 것이 아니라 노동자ㆍ민중ㆍ국가 전체의 문제로 인식해 노동자 전체가 힘을 모아 교육문제를 붙들고 싸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천영세 민주노동당 부대표는 “지난 4ㆍ15 총선승리에 탄압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같이 해준 전교조에 감사를 드린다”며 “가진자들에 의해 교육이 세습되는, 돈이 많은 집의 아이들만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가난한 서민들의 무교육이 대물림되는 모순된 교육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노동당이 무상ㆍ평등교육ㆍ무상의료 등을 부유세를 걷어 실현하자고 주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허황된 주장이라고 했지만, 75%의 국민은 찬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노동당이 서울대 폐지를 공약으로 발표하자  많은 사람들이 실현가능성에 의구심을 품었지만, 대학서열화를 국공립대학 평준화네트워크로 대체하며, 현행 수능을 폐지해야 한다는 구체적 설명을 하자 많은 국민들이 공감했다”라며 “국회 안과 밖에서 민주노동당의 10명의 국회의원들이 투쟁의 현장에 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교사들의 목소리도 있었다. 전교조 서울지부 초등교사 박지희씨는 “현재 5학년 담임교사를 하고 있는데 현재 1주일간 수업시수 29시간, 가르치는 과목은 10개에 이르고 있다”라며 “당장 내일 학교에 돌아가면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실과, 음악 6교시 수업을 혼자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각각 다른 수업을 혼자 준비해낼 자신이 없다. 이건 투정이나 하소연이 아니라, 양심에서 우러나온 말”이라며 “교육새판짜기는 판을 뒤집는 것이 아니라 각 부분에서 구체적인 새 판을 준비하는 것이며 수업시수법제화는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도부도 교섭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안되면 교섭을 중단하고 적극적인 투쟁을 벌일 것을 제안한다”라고 밝혀,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집회의 맨마지막 순서로 '학교 학원화 정책 저지' '사립학교법 개정' '국공립대학평
              준화' 등의 구호가 적힌 천과 깃발, 그리고 단위 지부 전교조 깃발로 공교육의 새집을  형

              상화한 상징의식이 마련됐다. <정용인 기자>

울산에서 올라온 전교조 울산지부 하종수 교사는 “학교비리를 밝히라고 하면 청부살인까지 저지르며, 비리부패와 전횡폭압이 횡행하는 곳이 현재의 사립학교”라며 “진보정당이 원내에 진출한 마당에 부패와 비리는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장 6월이면 사립학교를 영리법인화하려는 ‘사학청산법’이 국회에 상정될 움직임”이라며 “가만히 앉아 당하는 게 아니라 맞서싸워야 하며, 사립학교법 민주적 개정이라는 숙원과제를 이번에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교조 교사들에게 이수호 전 위원장의 인기는 여전하다. 집회 참석을 마치고 돌아가려
               는 이 위원장에게 기념사진 촬영을 부탁하는 전교조 교사들. <정용인 기자>

          

               0교시를 폐지하라! 최근 개봉하거나 개봉예정인 영화의 포스터를 패러디한 0교시 실태
               의 풍자 포스터. <정용인 기자> 
 

김정명신 범국민교육연대 상임공동대표는 “17대 국회에서 외국기관 특별법이 상정될 계획이지만 어느나라에서 외국교육제도를 끌어들여 자국의 교육개혁을 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외국교육기관에 의해 또다시 과도한 교육비와 그를 위한 사교육혼탁 과열을 허용할 수 없으며, 우리의 손자들에게 왜곡된 교육현장을 물려줄 수 없기 때문에 급식법ㆍ사립학교법 개정과 함께 공교육개편작업에 범국민진영이 같이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배옥병 전국급식네트워크 공동대표, 백종호 12기 한총련 의장, 김지선 교사(전교조 충북지부 초등위원회)등이 투쟁결의문을 공동 낭독하며 마무리됐다. (왼쪽 사진설명: 행사장 밖에는 범국민교육연대, 학교도서관네트워크, 청소년 교육운동단체 희망에서 서명운동, 도서판매, 후원모집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한편, 전교조가 참교육실천을 위해 노력한 이에게 매년 시상해온 참교육상은 지난 89년 전교조창립과정에서 고교생 대표를 지냈고, 90년 9월 7일 참교육실천 등을 외치며 분신후 투신한 故 심광보씨에게 수상됐다. 故심 씨를 대신해 수상한 심씨의 어머니는 울먹이며 “감사하다”는 말을 되풀이했고, 대회 참가자들은 커다란 위로의 박수로 축하의 인사를 대신했다. 또 유아교육법 제정을 위해 노력한 부산대 임재택 교수에게는 감사패가 전달됐다.


 

정용인 기자 inqbus@ngotimes.net


 

다음은 이날 발표된 투쟁결의문.


공교육을 혁신하여 나라를 바로 세우자!


 

        
           배옥병 전국급식네트워크 공동대표, 백종호 12기 한총련 의장, 김지선 교사(전교조 충
           북지부 초등위원회)등이 투쟁결의문을 공동 
낭독하고 있다. 정용인 기자



 

■ 지금 정부의 위험한 도박으로 학생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학부모의 등허리가 휘고 있다. 대학을 나와도 뾰족한 수가 없는 비정한 정리해고의 시대, 실업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넘쳐나는 신자유주의의 천국에서, 아이들을 무턱대고 경쟁으로 내모는 것은 명백한 범죄행위이다.


 

■ 그런데도 정부는 벌써부터 기득권에 맛들인 듯, 교육 혁신의 청사진을 만들기는커녕 경쟁을 더욱 부추기는 정책만을 내놓고 있다. ‘사교육비 경감방안’은 온 나라의 학교를 한순간에 입시학원으로 전락시켰으며, 모든 교사와 학생, 학부모를 입시경쟁의 노예로 만들고 있다.


 

■ 소수의 승리자를 위해 모든 계층의 학생과 학부모가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현행 교육체제는 가증스러운 기만이요 범국민적 사기극이다. 수십 년간 끈질기게 이어져 온 이 교육체제를 지금 끝장내지 않는다면, 이 땅의 학생과 학부모들은 입시경쟁의 굴레에서 영영 헤어날 수 없다.


 

■ 정부의 선택은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교육의 질을 높이는 표준수업시수 법제화는 외면한 채, 모든 학교를 시장판으로 만드는 교원계약제 전면도입, 주5일근무제를 빙자한 음/미/체 죽이기 등 교과 구조조정을 시도하고 있으며, 교육자치를 일반자치에 예속시켜 공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전가하려 하고 있다.


 

■ 또 외자유치를 내세워 외국교육기관특별법을 제정하여 이 나라를 초 국적자본의 교육 식민지로 만들고, 사립학교법을 개악하여 공교육의 절반에 이르는 사학을 시장판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공교육의 위기는 이미 일상화되었고, 교원과 학생, 학부모에게는 오직 노예적 삶만이 기다리고 있다.


 

■ 우리는 지금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경쟁과 차별을 제도화하는 신자유주의의 가시밭길로 갈 것인가, 아니면 평등과 공존이 살아 숨쉬는 참된 민주주의의 탄탄대로를 달릴 것인가? 극소수의 수월성과 특권을 숭배할 것인가, 아니면 국민대중의 보편적 권리와 기회를 요구할 것인가?


 

■ ‘대학 평준화’, ‘공교육 전면개편’은 입시경쟁을 해소하는 근본 대안이다. 지배집단의 교육특권을 보장해 온 불공정한 제도는 사라져야 하며,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는 국민에게 되돌려주어야 한다. 공교육은 이윤을 노리는 사적 자본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며, 국가는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공교육정상화’를 왜곡하는 보충/자율학습 부활에 맞서, 현장거부투쟁을 적극 전개한다!


 

하나. 우리는 외국교육기관특별법과 교육개방을 막아내고, 사립학교법의 민주적 개정, 표준수업시수 법제화, 급식법, 학교자치법, 유아교육법 시행령, 목적형 양성체제 확립 등 개혁입법 쟁취에 앞장선다!


 

하나. 우리는 수학능력시험 폐지와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 국가교육위원회/사회적 교육과정위원회 설치를 비롯해 ‘공교육 전면 개편운동’을 온 국민과 함께 힘차게 전개한다!


 

                                                         2004년 5월 23일

                                          전국 교육주체 결의대회 참가자 일동

이 기사는 '시민의신문'에서 볼수 있습니다.

  who60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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