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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칼럼] 새 정부에 바란다 "중증정신질환 국가책임제 도입해야"사공정규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신건강국가책임제추진특별위원장
  • 홍종오 기자
  • 승인 2022.06.2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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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정규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신건강국가책임제추진특별위원장.

최근에는 치료받지 않는 중증정신질환자들의 사건ㆍ사고가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다. 대표적으로 2018년 12월31일 임세원 교수 사망 사건, 2019년 4월 17일 진주 아파트 방화ㆍ흉기난동 살인 사건은 우리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고(故) 임세원 교수(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살해한 박모 환자는 “임교수가 폭탄을 자기 머리에 설치했다는 망상(delusion) 증상을 가졌고, 폭탄을 제거해달라고 했는데 제거해주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박모 환자는 2015년 9월부터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 입원했지만,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 20일 만에 퇴원했다고 한다. 그는 가족들을 칼로 위협하는 등 공격적인 행동으로 인해 그를 감당하지 못한 가족들은 따로 집을 구해 박씨를 혼자 살게 했다고 한다.

진주 아파트 방화ㆍ흉기난동 살인 사건은 안인득이 자신의 집에서 휘발유를 뿌리고 방화를 저지른 후 2층 계단으로 내려가 주민들의 대피로를 점거하여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살해하는 등 총 22명의 사상자를 낸 사건이다. 안인득은 20년 전부터 가족이나 주변에서 밥을 주면 “나를 죽이려 한다.”며 고함을 지르면서 물건을 던지는 등 난동을 부렸다고 한다.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제대로 된 정신과 치료를 받지 못해 그의 피해망상 증상은 날이 갈수록 악화되었다. 2010년에는 흉기 난동을 벌여 공주치료감호소에 입소한 적이 있고 당시 조현병 판정을 받았으나 2016년 7월 이후 치료가 중단되었다고 한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폭행사건을 저질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인득의 형은 사건이 일어나기 전 두 달 동안 안씨를 정신과병원에 입원 시키려 노력했지만, “형은 직계가족이 아니라 권한이 없었고, 안인득의 어머니는 입원 중 이었다”며 “경찰이 응급입원을 시키거나 지자체가 행정입원을 시켰어야 했는데, 누구도 나서지 않아 사건이 터졌다.”고 했다.

상기의 두 사건은 공통점이 있다. 두 살해범이 중증정신질환자로 자신의 증상을 병이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병식 부재가 있었기에 스스로 치료를 받지 않았으며,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으로 인해 가족들이 감당할 수 없는 상태였고, 적절한 정신과적 치료가 방치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둘 모두 지속적인 정신과적 치료비용에 대한 경제적 어려움과 국가의 관리 부재가 있었다.

이는 2017년 5월 30일,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이하 ‘정신건강복지법’)이 비자의입원 요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되면서 나타난 부작용의 측면이 있다. 물론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의 취지는 정신질환자들의 인권을 강화하려는 선의(善意)였다고 본다. 피상적으로만 보면 이런 비자의 입원 제도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중증정신질환의 병식 부재의 특성을 고려하면 그렇게 말할 수 없다. 만약에 위험성이 있는 중증정신질환자의 인권만을 고려해 환자의 의사에 반한다고 해서 치료를 하지 않는다면, 인권 보다 더 소중한 본인 또는 타인의 건강과 생명을 잃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위험하다. 중증정신질환자에서 치료권을 보장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인권 위해요소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중증정신질환자의 치료 거부를 본인의 진정한 의사로 볼 수 있는가도 생각해볼 문제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중증정신질환자와 안전한 사회 환경을 위한 최선의 대책일까?

나는 조현병 등 중증정신질환 국가책임제를 제안하고자 한다. 중증정신질환 등 마음이 아픈 사람 당사자나 그 가족이 모든 책임을 떠안는 것이 아니라 국가 책임 하에 치료받고 복지 지원을 받는 환경이 구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시급한 구체적 방안으로는 ▲현재의 가족, 지자체장, 경찰에게 맡겨진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 ‘행정입원’, ‘응급입원’에 대한 비자의 입원 결정권을 준사법적 기관인 ‘정신건강 전문가 위원회’의 설치 및 이관 ▲중증정신질환 응급환자 공공 이송, 정신응급의료센터, 급성기 치료 의료 기관, 유지기 치료 의료기관, 외래치료 명령제 등 치료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정신 의료 시스템 구축 ▲퇴원 중증정신질환자의 사례관리와 지역사회에 정착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간집(Halfway House)’ 사업 강화 및 직업 재활을 통한 생산적 복지 구축 ▲환청, 망상 등이 있는 중증정신질환자의 급성기의 집중 치료비용 100% 국가 지원 등이다.

중증정신질환자는 발병 초기의 급성기 치료 및 유지 치료를 하면 다시 정상화의 길로 갈 수 있다. 그렇지만 환자의 병식 부재나 국자적 지원 체계의 부재로 인해 초기 급성기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치료가 중단이 되면, 자ㆍ타해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만성 중증화의 길로 가게 된다.

우리나라 정신질환 관련 예산은 전체 보건 예산의 1.6%로, 선진국들의 보건 예산 비율인 5%에 비교하면 상당히 적은 수준이다. 2020년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정신건강에 1달러를 투자할 경우 5달러의 건강 및 생산성 향상 수익이 발생된다고 한다. 중증정신질환자의 치료와 복지를 위한 정책에 투자하는 것이 보건 및 사회 비용적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더 큰 이익이다.

중증정신질환자는 범죄자 또는 잠재적 범죄자가 아니다. 치료와 재활을 필요로 하는 국민이고,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자유로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가진 국민이다.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 하면서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함께 잘 사는 나라’라는 국정 비전을 말했다. 새 정부의 출범, 작은 변화들이 쌓여 모든 것이 갑자기 바뀔 수 있는 극적인 순간 티핑포인트(Tipping point)이다.

새 정부에 바란다.

중증정신질환자에 대한 치료에서 자립까지 전주기적 지원을 강화하는 국가책임제를 통해 환자 인권과 치료권, 복지권 그리고 사회 안전을 조화롭게 이룰 수 있는 탁상공론이 아닌 현장 중심의 정책이 시급하다.

사공정규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신건강국가책임제추진특별위원장

홍종오 기자  focusdaegu@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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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정신질환#국가책임제#사공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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