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성로 전경. [사진=포커스데일리DB]

(대구=포커스데일리) 유성욱 기자 =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에 대구지역 소비자는 물론 외식업 관련 자영업자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이미 올해 초 물가 상승으로 인해 각 식당에서 취급하는 대표 메뉴의 가격을 올렸지만 늘어나는 재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또 가격을 인상하게 되면 소비자의 저항 심리가 발동해 이용객이 줄어들 것이 불 보듯 뻔한 탓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칼국숫집을 운영하는 A씨는 "칼국수 한 그릇에 6000원을 받다가 최근에 7000원으로 올렸다. 그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밀가루 가격이 폭등하면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게 됐다"며 "또다시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지만 고객의 발걸음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해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대구경북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2021년(3월 기준) 6214원 하던 시금치 값은 올해 8938원으로, 같은기간 배추 소매 가격은 4000원에서 4811원으로 상승했다.

달서구에서 백반집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최근 '백반 한상' 가격을 2000원 올렸다. 가격 인상을 최대한 늦춰왔지만, 식자재값이 오르면서 더는 버틸 수 없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에 어쩔 수 없는 가격 인상까지 겹치는데 장사가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가격 인상을 고민하고 있다는 인근 식당 주인 C씨도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장사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가격 인상은 손님들이 즉각 반응하는 위험 부담이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당근, 고추, 시금치 등 일반 채소류도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식용유, 밀가루 등 필수적인 재료들이 지난해와 비교해 50% 이상 폭등했다"며 "코로나19 방역규제가 풀리면서 이제야 한숨을 돌리나 싶었는데 물가 상승으로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밀가루 등 국제 곡물 가격이 폭등하면서 빵집, 피자집 등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1년 전 한 통에 2만8000원 하던 식용유가 이달에는 5만원으로, 밀가루도 한 포대당 1만원 가까이 올랐다.

대구지역의 대표 외식 품목 7개(비빔밥, 칼국수뿐 등) 모든 품목이 지난해 대비 일제히 올랐다. 행정안전부의 지난 2월 시도별 외식비 평균 가격은 냉면 9417원으로 전년(8833원) 대비 6.61% 뛰었다.

자장면은 같은 기간 5500원으로 전년(5000원) 대비 10% 상승했으며 김치찌개백반은 같은 기간 6833원으로 전년(6500원) 대비 5.1% 올랐다.

음식 가격 오름세에 따른 소비자들의 체감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매일 밖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직장인들은 볼멘소리가 가득하다.

남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백(38)씨는 "월급은 그대로인데 외식비용은 끝없이 오르고 있어 바깥에서 음식 사먹는 것도 부담스럽다"며 "외식 횟수를 줄이고 도시락을 싸 다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유성욱 기자  noso898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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