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0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의당]

(서울=포커스데일리) 문성준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결렬을 공식 선언했다. 안 후보는 20일 "제 길을 굳건히 가겠다"며 "누가 더 도덕적이고, 누가 더 차기 대통령 적임자인지 선택해달라"고 완주 의사를 밝혔다.

야권의 대통령 후보 단일화가 결렬되면서 대선까지 보름여 동안 중도층·부동층의 표심 이동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단일화 철회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고 더불어민주당은 단일화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안 후보는 20일 오후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13일 자신이 제안한 야권 단일화에 대한 국민의힘의 행동에 섭섭함을 넘어 인간적 도의도 지키지 않았다며 맹비난했다.

안 후보는 "국민 열망을 담아내고자 하는 제 진심은 상대에 의해 무참하게 무너지고 짓밟혀졌다. 경우가 없어도 너무나 경우가 없는 짓"이라며 "지난 일주일간 무대응과 일련의 가짜뉴스 퍼트리기를 통해 제1야당은 단일화 의지도, 진정성도 없다는 점을 충분하고 분명하게 보여줬다. 오히려 시간을 질질 끌며 (저를) 궁지로 몰아넣겠다는 뻔한 수법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표면적으로는 안 후보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단일화 철회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20일 "오늘 안철수 후보께서 말씀하신 충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국민께 실망을 드려서는 안 될 것이다. 정권 교체를 위해 앞으로도 계속 함께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안 후보가 야권 단일화 협상 철회를 선언하자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며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지지율이 벌어진 중대한 원인으로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꼽아온 만큼, 만회할 계기가 생겼다는 판단이 나온다. 민주당은 앞서 안 후보가 던진 단일화 이슈가 국민적 관심사가 돼 이 후보와 윤 후보 사이의 격차를 2∼3%포인트가량 벌어지게 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하지만 야권 단일화의 문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라 민주당으로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가운데 민주당은 단일화 협상 실패 책임론을 국민의힘과 윤 후보에게 돌림으로써 야권내 균열을 극대화하는데도 열을 올렸다. 이를 통해 야권 지지층이 윤 후보 쪽으로 결집하지 않도록 울타리를 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문성준 기자  sjmdaily@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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