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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매립장 건립 더 늦춰선 안된다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2.01.1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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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포커스데일리) 송철호 울산시장이 며칠 전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산업폐기물 매립시설 확충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에는 폐기물처리업 허가 사전절차제 도입, 기존 매립시설 증설 및 신규 매립시설 확보, 매립시설 사용기간 연장을 위한 행정력 강화가 담겼다. 울산시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500만 ㎥의 매립장을 추가 확보하겠다는 거다.

사실 산업도시 울산의 산업폐기물 처리는 심각하다. 울산시는 민간매립장 3곳의 잔여 용량이 5.9년 밖에 남지 않아 6년 후에는 폐기물을 매립할 수 있는 공간이 모두 없어진다고 보고 있다. 매립장을 설치하는 데 일반적으로 최소 6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그런데 매립장 수명은 얼마든지 앞당겨질 수 있다. 현재 가동 중인 산업단지 외에 승인 조성 중이거나 조성 계획 중인 산업단지까지 더해지면 울산시가 예측한 산업폐기물 대란 시기는 훨씬 단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국가산단인 온산공단이 확장(159만 ㎡ 규모)돼 기업들이 입주하면 폐기물 배출량은 더 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매립장은 지역 기업체만 이용하고 있지는 않다. 영리 추가가 목적인 민간업체로서는 가급적이면 부피가 적고 처리비용이 많은 폐기물을 받는 것이 이득이어서 굳이 지역 폐기물만 받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울산연구원이 지난 2020년 6월 조사한 자료를 보면 민간매립장이 처리하는 폐기물의 32.5%가 외지에서 반입된 물량이다.

울산지역은 사업장 4000여 곳에서 하루 평균 7800t 이상의 폐기물을 쏟아낸다. 하루 배출량은 2017년 7518t, 2018년 7615t에서 2019년 8270t에 이른다. 아직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로는 폐기물 증가세는 더 가팔라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민간매립장 3곳이 처리할 수 있는 잔여 매립량은 140만 ㎥ 수준이다. 울산시가 예측한 5.9년 이내에 지역에선 폐기물을 처리할 수 없는 경우가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산업폐기물은 제품 생산 등 산업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필수 불가결한 부산물이다. 이 부산물을 처리할 곳이 없거나 처리 비용이 많이 들면 기업 활동 역시 난관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울산시가 각종 인센티브로 기업 유치에 열을 올리면서도 산업 경쟁력과도 직결되는 폐기물 매립장을 갖추지 못하면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 있다.

실제 기업들은 지난 2016년 t당 6만5000원에 폐기물을 처리했지만 이제는 세 배 이상의 비용을 물거나 원정 처리도 감수해야 한다고 하소연한다. 지난해 폐기물 처리 비용은 20만 원까지 치솟았다. 늦었지만 대책이 나왔으니 폐기물 대란 위기에 직면한 산업체 숨통이 트일 것인가.

근본적으로는 산업폐기물 발생량 최소화를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당면 과제는 매립 용량이 코 앞에 달한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이다. 지금이라도 공공매립장 확충에 나서야 한다. 사업 특성상 기피업종이라 주민 민원 등 저해 요인이 상당할 것이다. 지역 주민 상생 방안은 물론이고, 울산시 차원의 지원책과 인센티브 제공 등 공론화 과정에 특히 힘을 쏟아야 한다.

울산지역 매립장 부족사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울산시가 충분히 예견했던 문제다. 하지만 민원이 부담스러워 외면한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런 점에서 송 시장이 내민 카드는 고육지책이랄 수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산업단지 가동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배어 있다.

눈에 띄는 대책은 사전절차제 도입이다. 주민 반발 최소화를 위해 주민이 참여하는 입지후보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것이다. 울산시가 내놓은 폐기물 대책을 눈여겨 지켜볼 일이지만 지역 주민과의 상생 방안이라는 점은 긍정적으로 여길만 하다. 지역산업 경쟁력과도 직결되는 매립장 문제를 이번에는 제대로 해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데 근본적 대책이 아니라는 점은 아쉽다. 공공매립장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 마련은 빠졌다. 민간매립장 확장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울산환경운동연합이 울산시가 내놓은 대책을 민간사업자의 매립장 확대만 지원하는, 사실상 독과점 업체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꼬집는 이유다.

정두은 기자  jde03@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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