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데일리) 문성준 기자 = 친일파 후손의 땅을 환수하기 위해 법원에 소송을 냈다 패소한 정부가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을 받아보기로 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를 대리하는 정부법무공단은 지난 6일 서울서부지법 민사12부(재판장 이병삼)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서울서부지법 민사12부는 법무부가 친일파 이해승의 손자 이우영(82) 그랜드힐튼호텔 회장을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조선 25대왕 철종의 아버지 전계대원군의 5대손인 이해승은 한일합병 때 일본을 도운 공을 인정받아 조선인 귀족 최고 지위인 후작 작위를 받은 인물이다.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는 이해승을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분류했다.

서대문구는 2019년 10월 공원 조성사업을 하던 중 부지 일부가 친일재산으로 의심된다며 법무부에 국가 귀속이 가능한지 검토를 요청했는데, 해당 땅이 이 회장 소유였다. 이해승은 일제강점기인 1917년 이 땅을 취득했고 손자인 이 회장이 1957년 땅을 상속받았다. 이후 1966년 임야가 경매에 넘겨져 제일은행이 낙찰 받았다가 1967년 이 회장이 다시 땅을 사들였다.

법무부는 1904년 러일전쟁 개시부터 광복까지 일본 협력의 대가로 취득한 재산은 국가에 귀속된다는 친일재산귀속법에 따라 환수가 가능하다고 판단, 소를 제기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는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이 사건 토지를 취득한 제3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제3자가 선의로 취득하거나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취득한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는 친일재산귀속법 제3조1항을 준용한 것이다.

법무부는 ‘제3자’의 범위가 애매하다고 판단해 항소를 결정했다. 

문성준 기자  sjmdaily@ifocus.kr

<저작권자 © 포커스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