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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 겪는 ‘신고리 5·6호기’... “생존권 보장해 달라”주 52시간·중대재해법 등 영향 탓 준공 시점 3년가량 늦춰지자 협력업체 경영난 호소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1.11.24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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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5·6호기 현장 협력업체 소장들이 지난 22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와 한수원에 주 52시간 근무로 인한 피해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울산=포커스데일리) 8조60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국책사업인 울산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현장에 돌아가는 시계추가 위태롭다.

공론화와 52시간제 시행 영향 탓에 가뜩이나 준공이 3년가량 미뤄진 원전 현장에서 협력업체 20곳이 경영난을 이유로 반기를 든 것인데, 이들 업체는 지난 18일부터 원전 작업을 거부했다. 협력업체들은 “치솟는 인건비 탓에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는 거다. 다행히 22일 공사 재개로 최악의 결과는 비켜갔지만 작업 중단에 따른 손실과 후유증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은 삼성물산과 두산중공업, 한화건설 등이 컨소시엄으로 시공을 맡아 지난달 말 기준 공정률은 72.16%를 보이고 있다. 현장에는 토목과 건축, 전기, 기계, 설비 등 30여개 크고 작은 하도급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사업은 2016년 6월 총사업비 8조6000억 원 규모로 착공해 5호기 2021년 3월, 6호기 2022년 3월 준공 예정이었지만, 공론화 진행로 4개월가량 공사가 중단된데다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인력 투입 등이 제한되면서 준공 예정일은 15개월 미뤄졌다.

여기에 내년 1월부터 시행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여파로 지난달 또다시 9개월 연장이 결정됐다. 이 같은 여파로 5·6호기는 당초 계획보다 준공일은 약 3년간 미뤄진 상태다. 5호기 2024년 3월, 6호기 2025년 3월로 3년씩 각각 준공 시점이 늦춰졌다.

#업체당 40~50억 원 적자 주장

협력업체들은 당초 계획에 비해 공사 기간은 길어지고 주 52시간 시행으로 추가근무나 철야작업이 사라지면서 업체당 평균 40억∼50억 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업체는 도산하거나 도산 문턱까지 다다랐다고 했다.

근무 시간이 줄었지만 원전 공사가 한치의 실수도 허락하지 않는 고난도 공사여서 숙련된 인력을 계속 고용하기 위해서는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줄어든 근무시간만큼의 인건비를 보전해 줄 수밖에 없어 비용 부담 규모가 커진 것이다.

협력업체 현장소장 일동은 지난 22일 울산시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주 52시간 근로기준법 개정과 공사 기간 연장 등에 따른 인건비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지난 18일 작업 중단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회사 존립이 위험한 실정"이라고 했다.

이들은 "우리의 요구는 공사를 중단하거나 파산하지 않고 성실히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사비를 조기 집행해 달라는 것"이라며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일부터 공사 완료 시까지 주휴수당, 공사 연장 기간 발생한 퇴직 충당금과 연차수당만이라도 지급해 원활한 공정 수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협력업체들은 최근 한수원과 새울원전, 기획재정부 등에 협력사 경영난을 호소하는 공문을 보내 직접비 추가 비용 지원을 요청했다.

5·6호기 공사가 당초 계획에 비해 15개월과 9개월 등 총 24개월 공사 기간이 연장되면서 근로자 임금과 퇴직금, 주휴수당 등 직접비 부담이 대폭 늘었지만, 기성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거다.

#발주처도, 원청도 정부 눈치만…

하지만 직접비 지급을 둘러싸고 한수원·시공사와 협력업체 간 간극은 좁혀지지 않는 상황이다. 한수원 등은 협력업체의 요구를 지원해 줄 법적 근거가 없다는 거다. 다만 경영난을 겪고 있는 협력업체의 사정을 고려해 관리 등 간접비를 지원하는 데서 협력업체와 협의점을 찾고 있다.

협력업체들은 “공사 기간 연장으로 현장 인력에 대한 직접비가 늘면서 협력업체들의 적자 규모는 천억 원에 육박하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모두 줄도산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협력업체의 한 임원은 "발주처와 시공사는 ‘이해는 하지만 정부 방침 때문에…’라며 눈치만 보고 있다"며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고 하소연했다.

정두은 기자  jde03@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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