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시민단체의 윤 후보 광주 방문 반대 기자회견 장면. [사진제공=광주시민단체협의회]

(광주=포커스데일리) 박현수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광주행에 대해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진정성 있는 사과가 아닌 5·18과 광주를 이용해 정치적 이득을 얻고자 하는 고도로 기획된 '정치 이벤트'"라고 비판했다.

9일 광주시민단체협의회와 광주진보연대 등 50여 단체는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윤 후보의 광주 방문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시민의 분노와 국민적 비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악어 눈물쇼"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대통령으로 나선 사람이 학살자 전두환을 옹호하고 개 사과를 통해 국민을 조롱했다. 이를 단순한 말실수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내부에 뿌리 깊게 자리한 반민주·반인권 의식의 표출이다. 천박한 역사의식과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거부감이 은연중에 터져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과 국민의힘이 학살의 주범들과 왜곡 폄훼 세력들을 청산하지 않은 채 병 주고 약 주는 식의 반복적인 사과 이벤트는 진정성 없는 거짓 사과이자 여론 호도용 정치쇼에 불과하다"면서 "5·18과 광주를 이용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불순한 저의로 5·18 민주정신을 더럽히려는 윤석열의 광주 방문 거부 입장을 단호히 밝힌다"라고 주장했다.

단체는 윤 후보가 5·18 영령과 광주시민에게 진정한 용서를 구하고자 한다면 4개 사항을 지켜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이 언급한 내용은 ▲ 5·18 민주화 운동 헌법 전문 포함 ▲ 5·18 왜곡·폄훼 당내 인사 청산 ▲ 전두환 씨 등 민주 헌정 질서 파괴자 국립묘지 안장 배제 법령 개정 ▲ 5·18 진상 규명·책임자 사법적 단죄 등이다.

그러면서 "약속 등 사전조치가 없는 사과가 과연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일시적 국면 전환용 정치 이벤트로는 광주시민의 분노를 달랠 수 없다. 기만적 사과는 또 다른 우롱"이라고 꼬집었다.
 

박현수 기자  water612@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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