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문화재청, 울산시, 한국수자원공사, 반구대암각화시민모임은 29일 울산 암각화박물관에서 김부겸 총리 주재로 '반구대 암각화 보존과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사진=울산시)

(울산=포커스데일리) 물고문에 시달리는 국보 제285호인 울산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해 사연댐에 수문 3개가 설치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9일 울산 암각화박물관에서 주재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울산 사연댐에 수문을 설치해 암각화가 물에 잠기지 않도록 수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이어 “오늘을 계기로 우리의 자랑스러운 반구대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하루빨리 등재돼 세계인이 찾는 명소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관계기관이 합동으로 마련한 ‘반구대 암각화 보존방안’이 심의·의결됐다. 암각화의 연 평균 침수일을 42일에서 1일로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거다.

올해로 발견 50주년을 맞은 반구대 암각화는 암벽에 새겨진 폭 10ｍ, 높이 4ｍ 수렵·어로 그림으로, 바다·육지 동물 300여 점이 그려진 신석기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래사냥 암각화로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지만, 사연댐 상류 저수 구역 내에 있어 집중호우나 태풍 등의 상황에는 물에 잠겨 그동안 훼손 문제가 지적돼왔다.

사연댐에 설치하는 수문 3개는 너비 15m, 높이 6m 규모다. 내년 6월까지 기본계획을 세운 뒤 2025년 7월까지 공사를 마치는 것이 목표다. 반구대 암각화가 물에 잠기지 않도록 평소에는 52.5m로 댐 수위를 유지하고, 비가 많이 오면 수문을 열어 방류한다는 계획이다.

과거 15년간의 강우량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수문이 설치되면 연평균 침수일은 현재 42일에서 1일(약 48분) 이내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는 또 수문 설치로 지역 물 공급에 차질이 생기기 않도록 낙동강 물을 고도회된 정수 처리를 거쳐 우선 공급하고, 지난 6월 결정된 '낙동강 통합물 관리 방안'에 따라 경북 청도 운문댐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수문 개방시 하류하천의 수위가 상승할 수 있는 만큼 국토교통부에서 수립 중인 '태화강 하천기본계획'과 연계해 제방 보축, 홍수 방어벽 설치 등도 추진한다.

반구대 암각화 일대의 인문·자연경관은 지난 2월 유네스코 우선등재목록에 선정된 상태다. 최종 등재신청대상 선정은 2023년 7월, 세계유산 등재신청은 2024년 1월, 유네스코 현장실사 및 평가는 2024년 3월∼2025년 4월로 예정돼있다. 최종 선정은 2025년 7월이다.

정부는 반구대 암각화 종합 보존방안을 2024년까지 수립해 추진하고 암각화 공원 조성, 세계암각화센터 건립 등 관광사업도 함께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마친 뒤 환경부, 문화재청, 울산시, 한국수자원공사, 반구대암각화시민모임은 김 총리 주재로 '반구대 암각화 보존과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정두은 기자  jde03@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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