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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의혹으로 요동치는 대선판
  • 정두은 기자
  • 승인 2021.10.06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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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포커스데일리) 대장동 의혹이 연일 대선판을 뒤흔들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민관 합동 개발을 통해 5503억 원을 환수한 모범 사례로 자랑해 온 사업이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이라는 무협지에나 나올 이름으로 극소수 민간 투자자들의 배만 불렸다는 의혹에서 시작해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법조인과 정치인들이 이름을 올렸다.

로또 벼락을 맞은 것도, 신기술 벤처로 잭팟을 터뜨린 것도 아닌데, 이 사업 운영진은 투자금의 1000배를 벌고, 말단 대리는 5년여 만에 50억 원을 챙기는 등 무협지 속 주요 등장 인물처럼 절대신공(?)을 보여줬다. 여기에 전직 대법관과 검사장, 특별검사가 이름을 올리더니 유력 정치인도 등장했다. 해당 정치인은 의원직을 사퇴했고, 구속 수감된 대장동 관련 당사자의 거짓 해명은 검찰 수사에서 들통이 났다.

국민들에게 난데없이 주역의 괘까지 알려준 화천대유-천화동인이 벌인 이 희대의 사건에 여야는 국감장에서도 충돌하는 등 프레임 전쟁이 한창이다. 대선 후보들의 미래 비전 경쟁은 실종되다시피 했다. 같은 당 대선 후보들도 저마다 입속에 날카로운 칼을 머금고 상대방의 허점을 공격하는 집안 싸움에 골몰해 있다. 관용과 표용은 없고 오로지 배타와 적개심만 가득한 대선 형국이다.

흔히 ‘선거는 최선(最善)이 아닌 차악(次惡)을 선택하는 일’이라고 말하곤 한다. 마음에 쏙 드는 후보를 뽑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인물을 찾기는 어렵고 최악의 후보를 피하는 데 만족해야 한다는 격언이다.

언제는 대선판에서 정책 경쟁이 부각된 적 있었냐마는 “이번 대선은 정도가 심하다”는 탄식이 곳곳에서 들린다. 정책 경쟁이 실종되다보니 “도대체 누굴 찍어야 하냐”는 지인들의 아우성도 심심찮게 날아든다. 추석 연휴 동안 한자리에 모인 가족 중 누군가가“뽑을 사람이 정말 없다”는 말을 되뇌이는 걸 목격한 이도 적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사람은 열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로 많은데 정작 국민들은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다고 하소연한다. 제20대 대선이 불과 5개월여 채 안 남았건만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다.

그런데 단순히 ‘상투적인 래퍼토리’로 치부할 수 만은 없을 정도로 이런 말을 뒷받침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 공개되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이 지난달 14~16일 조사해 공개한 차기 대선 주자 호감 여부 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 소속의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등 이른바 빅4 모두 ‘호감’보다는 ‘비호감’ 답변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이러한 경향은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중간층은 늘어나는데, 마음 둘 곳이 없다는 방증이다. 달리 말하면 나라를 맡길 만한 후보가 없다는 거다.

다시 대장동 의혹으로 돌아가 보자. 파면 팔수록 심한 구린내를 낸다. 의혹의 범주에 있는 이는 “나는 아니고 누가 더 나쁜 짓 했다”고 역공을 벌이고 있고, 여야 모두 상대를 향해 책임론을 제기한다. ‘봉고파직’ ‘위리안치’ ‘추악한 가면’ 등 공방 수위를 높이는 모습은 이전투구 그 자체다.

고구마 줄기 엮여 나오듯 연일 터져 나오는 것은 특권과 반칙이고 그로부터 뿜어 나오는 악취는 분노와 배신감 양산이다. 운 좋게 로또 당첨처럼 떼돈 벌었다 해도 5년여 일한 30대 말단 대리급에게 퇴직금과 산재위로 등 명목으로 준 50억 원은 상식 밖의 일이다. 청년들의 분노마저 자아낸다. 화천대유에 근무한 모 특검의 딸이 아파트 특별 분양을 받은 것도 아빠 찬스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대장동 의혹에는 정치권 뿐 아니라 전직 언론인과 최고 위치까지 오른 법조인, 개발지역 지자체 유력 공직자도 포함됐다. 역대 정권 세력과 그들과 학연 혈연 등으로 엮인 세력이 망라된 것이다. 속칭 우리 사회의 파워 엘리트 집단이다. 대한민국의 향도가 돼야 할 이들이 거대한 이익을 얻기 위해 교묘하게 결합한, 일확천금의 야바위판 중심에 있었다는 것이 검경 수사로 서서히 그 베일을 벗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져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새 정권이 들어서는 내년 3월 봄바람이 아니라 칼바람이 휘몰아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국민들은 지금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이 살았던 그 무림에서 벌어진 전말을 알고 싶어 한다. 약육강식의 무림을 상식이 통하는 세상으로 만들려는 희망을 약자들의 넋두리로 치부하지 않는 그런 세상을 기대한다.

정두은 기자  jde03@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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